헝가리 총선 정국에 '인종주의' 극우단체까지 등장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내년 총선을 앞둔 헝가리에서 인종주의를 내세운 극우단체까지 결성됐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이달 8일(현지시간)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외곽의 베세스에서는 300여명의 지지자들이 모인 가운데 '힘과 결단'이라는 단체의 출범식이 열렸다.
헝가리 소규모 극우단체 3곳이 함께 결성한 이 단체는 자신들을 신우파라고 지칭하고 '유럽 백인'의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난민과 집시에 맞서 '인종적 자기방어'를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내년 총선에서 후보를 낼 계획이다.
단체에 참여한 '불법 군대'라는 극우단체의 티리티안 졸트는 "유럽을 살 수 없는 곳으로 만드는 악한 어둠인 자유주의와 맞서 싸워야 한다"며 "자유주의는 민족성과 인종적 정체성, 나아가 성적 정체성까지 상실하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유럽 백인이라는 게 자랑스럽다"면서 헝가리를 차지하려는 제3 세계 인종들은 "역사의 쓰레기통 속으로 사라져야 한다"고도 했다.
이들은 인근에서 열리는 동성애자 행진을 맹렬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경찰은 극우단체 회원들이 동성애자 행진을 습격할 가능성을 우려해 극우주의자 80여 명이 참가하는 것을 막기도 했다.
'정체성'이라는 단체의 라슬로 발라즈는 "우리는 새로운 우파, 새로운 정치적 성향을 원한다"면서 "과거를 돌아보기보다는 미래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이들의 세력이 아직 미미하지만, 헝가리 최대 극우정당 '요빅'처럼 중도 성향 유권자들을 극우 쪽으로 끌어들일 여지는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내년 4월 총선을 치르는 헝가리는 여당 피데스가 의석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고 좌파 정당들이 사분오열로 갈라져 있는 가운데 요빅이 피데스를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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