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한국형발사체 발사 '이상 무'…바쁘기만 한 나로우주센터
75t급 엔진 개발중…3단형 발사체 본발사 2020년께 예정
(나로우주센터=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지난 6일 오후 전남 고흥군 봉래면 외나로도에 있는 나로우주센터는 내년 10월로 예정된 '한국형발사체'(KSLV-Ⅱ) 시험발사를 위한 엔진 개발로 바쁜 모습이었다.
폭우가 퍼붓는 날이어서 야외 실험은 이뤄지지 않았으나, 엔진을 개발하는 시험동에서 일하는 연구원들은 상세 설계와 보정을 위한 실험치 검토에 여념이 없었다.
한국형발사체 사업은 지구 저궤도(고도 600∼800km)에 1.5t급 실용위성을 투입할 수 있는 300t급 3단형 발사체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2013년 1월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KSLV-Ⅰ)의 경우 170t급인 1단 추진 엔진을 러시아에서 들여왔던 것과 달리, 현재 진행중인 한국형발사체 엔진 개발 작업은 모두 한국이 자체적으로 진행중이다.
이 사업의 2단형 시험발사 일정은 한때 2017년 12월으로 계획이 앞당겨진 적이 있으나, 작년 말 국가우주위원회에서 일정을 2018년 10월로 '원위치'시키는 결정이 내려지면서 개발에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겼다.
조광래 항우연 원장은 이날 시설을 둘러본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와 한국언론진흥재단 관계자에게 "앞당기고 싶다고 해서 앞당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실험하고 해결책을 만드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계속 얘기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나로우주센터에 근무하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항우연)과 협력업체 임직원들은 한국형발사체에 들어갈 75t급 엔진과 7t 엔진을 시험중이다.
항우연은 지금까지 75t 엔진과 7t 엔진의 시제품을 각각 4대와 3대 만들어 수십 차례의 연소 시험을 했으며, 성능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상세설계를 조금씩 바꿔 나갈 방침이다.
또 엔진 시험과 별도로 연소기, 가스발생기, 터보펌프, 밸브류 등 구성품의 단위 시험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한국형발사체는 75t 엔진 4개를 묶어 만든 300t급 '클러스터링 엔진'이 들어가는 1단 로켓, 75t 엔진 하나가 들어가는 2단 로켓, 7t 엔진 하나가 들어가는 3단 로켓을 차례로 쌓은 '3단 구성'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다만 내년 10월로 예정된 시험발사는 3단이 빠진 2단형 로켓으로 이뤄진다. 시험발사의 목적은 전체 한국형발사체 계획의 핵심인 75t 엔진의 성능을 시험하는 것이다.
조 원장은 "한국형발사체 개발은 우리나라의 독자적 우주개발 능력이 한 단계 강화된다는 뜻"이라며 국가간 우주개발 협력에 참여할 역량과 국가안보 등 전략적 영역의 위상이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3단형 로켓의 본발사는 지금 계획상으로는 문재인 현 대통령 임기 내인 2019년 12월과 2020년 6월로 일단 잡혀 있으나, 2단형 시험발사의 결과와 개발 일정에 따라 시기가 조정될 여지가 있다.
한국형발사체 사업에는 2010년 3월부터 2021년 3월까지 도합 1조9천572억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이 중 1단계(2010∼2014년)에 5천8억 원이 쓰였고, 2단계(2015∼2018년)에 8천20억 원, 3단계(2019∼2021년)에 6천544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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