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소식통 "안보리 새 대북제재, 과거사례 비춰 시일걸릴듯"

입력 2017-07-10 16:14
베이징 소식통 "안보리 새 대북제재, 과거사례 비춰 시일걸릴듯"

中·러 저지선 뚫는 게 관건…"조속한 채택 어려워"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 초안을 중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새 결의안의 합의 시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새 결의안이 이른 시일 내 통과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베이징 외교소식통이 10일 전망했다.

이 외교소식통은 "관건은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 여부"라며 "중러 양국이 대북 제재와 관련 미국과 대치하는 형세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새 결의안을 도출하려면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식통은 "러시아는 북한이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이라고 주장하며 기술적인 근거를 들어 새 결의안에 반대하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시리아 문제 등 다른 이슈에서도 미국과 이견이 많아 안보리 결의 채택 등에서 미국에 반대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중국 역시 북한의 ICBM 발사 성공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며 "중국 학계 등에서는 미국이 중국을 이용해 북한에 압박을 가하고, 더 많은 제재를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북한이 발사했던 미사일을 ICBM급으로 인정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외교소식통은 안보리 결의가 미국과 중국·러시아의 파워게임이기 때문에 이견이 있으면 결론을 도출하기 어렵다며 새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이 쉽지 않을 것으로 강조했다.

그는 "역대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로 평가받는 2270호 결의 등 과거 사례를 봐도 합의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며 "앞으로 진전되는 상황을 지켜봐야 하고, 결의 채택을 예측하긴 어려운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중국의 대북압박 노력이 부족하다며 대만 무기판매,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 훈련 등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면서 "반대로 중국 내부에서는 이런 미국에 왜 우리가 협조해야 하느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10일 서방 언론매체 등에 따르면 미국은 7일(현지시간) ICBM급 '화성-14형' 도발을 감행한 북한을 제재하기 위한 원유 공급 중단 등을 포함한 새로운 결의안을 초안 형태로 중국에 전달했다. 이 초안에 대한 중국의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미국의 이번 초안 제시는 북한의 'ICBM발사' 주장에 따른 5일 안보리 긴급회의 이틀 만에 나온 것으로, 새 대북결의에 시간을 끌지 않겠다는 미국의 의지로 풀이된다.

이번 주 유엔 안보리에서는 고강도 대북 제재 결의를 채택하려는 미국과 이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중국·러시아 사이 치열한 물밑 협상이 전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안보리는 2006년부터 현재까지 모두 7건의 대북결의를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금지하고, 제재 수위를 점증적으로 높여왔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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