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권운동가 단속 '709사태' 2주년…"탄압 맞서 지속 활동"

입력 2017-07-10 16:38
中 인권운동가 단속 '709사태' 2주년…"탄압 맞서 지속 활동"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중국 인권운동가들이 당국의 대규모 탄압인 '709 단속' 2주년을 맞아 성명을 내고 어떠한 위협이 있더라도 지속적인 활동을 벌여나갈 것임을 선언했다고 홍콩 언론이 10일 보도했다.

이들 인권운동가의 선언은 최근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가석방된 중국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61)의 해외치료 허용을 놓고 중국 당국과 서방이 갈등을 빚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인권변호사 단체인 중국인권변호사단은 지난 9일 발표한 성명에서 당국의 탄압이 실패로 끝났다고 규정하면서 합법적인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변호사단은 "709사태는 우연이 아니라 당국의 의도적인 대대적 탄압"이라며 이로 인해 날로 활동이 위축되고 있지만 인권 침해가 발생하면 인권변호사들이 자리를 비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709사태는 중국 당국이 2015년 7월 9일 여성 인권변호사 왕위(王宇·45)를 체포한 것을 신호탄으로 시작된 대대적인 인권활동가 단속으로 당시 약 320명이 연행되고 이 가운데 약 40명이 구금됐다.

중국인권변호사단은 또 "709 시련을 겪고도 물러서지 않은 인권 수호자들이 더 강하고 지혜롭고 용감하게 시대의 사명을 맡을 것으로 믿는다"며 "법에 의거한 투쟁이 자유 쟁취와 민주화 추진, 법치 실현의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역설했다.

이들은 특히 투쟁 과정에서 희생이 생기더라도 가치 있는 것이라며 본격적인 활동을 예고했다.

709사태 피해자 가족들 역시 지속적인 감시를 펴고 있는 당국을 강력히 성토했다. 대표적인 인권변호사 왕취안장의 부인 리원쭈(李文足) 등 709 사태 피해자 가족도 당국이 자신들을 장기간 감시하고 남편 일에 관여하지 말라고 위협하지만 이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709 단속 당시 인권운동가들은 당국의 고문 등으로 적잖은 후유증을 겪고 있으며 여전히 당국의 감시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운동가 왕위는 작년 8월 보석 석방된 이후 베이징(北京) 자택으로 귀가하지 못한 채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의 고향 집에 연금돼 외부 세계와 연락이 단절됐으며 집 안팎에서 감시 장비와 보안요원 2명의 감시를 받고 있다.

원둥하이는 "왕위는 기억력이 심각하게 약화됐으며 공포와 불안에 자주 시달리고 있어 심리학자를 면담하기를 원한다"며 왕위가 구금 기간 알약을 강제로 먹었지만, 기억력 문제가 이 때문인지는 모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500일간 구금됐던 인권변호사 리춘푸(李春富·45)는 조현병 판정을 받았으며 리춘푸의 형인 리허핑(李和平) 변호사는 지난 4월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을 때 부인이 몰라볼 정도로 쇠약해지고 머리가 하얗게 셌다.

한편, 홍콩 시민단체인 중국인권변호사관주조 회원 등 약 30명은 709 사태 피해자들에 대한 지지를 피력하기 위해 전날 센트럴(中環) 종심법원 앞에서 검은색 옷을 입은 채 7분 9초간 침묵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가석방된 중국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61)의 해외치료도 중국 당국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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