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활 불타는' 美 캘리포니아…폭염·산불·정전 '3중고'

입력 2017-07-10 01:30
'활활 불타는' 美 캘리포니아…폭염·산불·정전 '3중고'

대형 산불 3개 급속 확산…LA 북부 10만 가구 정전사태

美 남서부 '살인 폭염' 이어져…내주초부터 예년기온 회복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미국 캘리포니아 주가 화씨 100도(섭씨 37.8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서 대형 산불이 잇따라 번지면서 신음하고 있다.

게다가 로스앤젤레스(LA) 북부 샌퍼낸도 밸리 지역에서는 산불로 변압기가 터지면서 일대 주민들이 정전 피해로 큰 고통을 겪었다.

9일(현지시간) NBC 뉴스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현재 산불 3개가 발생해 인근 지역으로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다.

전날 오후 1시 30분께 로스 파드리스 국립공원에서 차량 화재로 시작된 '휘티어 산불'은 154번 고속도로를 뛰어넘어 샌타바버라 카운티까지 번지면서 지금껏 5천400에이커(21.9㎢)를 태웠다.

특히 샌타바버라 서클 v랜치 야영장에서 캠핑을 하고 있던 초등학생 80여 명이 산불이 번져오면서 긴급 대피했다가 수시간여 만에 부모들에게 인계됐다고 샌타바버라 소방국이 전했다.

앤드류 매드센 국립공원 대변인은 "이 지역은 지난 70여 년간 산불이 난 적이 없는 곳"이라며 "산불이 빠른 속도로 번져나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샌타바버라 카운티 북쪽에 있는 샌루이스 오비스포 카운티에서는 '알라모 산불'이 지난 6일부터 인근 지역으로 확산하며서 여의도 면적의 26.5배에 달하는 1만9천 에이커(76.9㎢)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이 산불은 전날 밤까지 진화율 10%에 그치고 있으며, 산불 지역 200여 가구가 대피했다.

캘리포니아 주 새크라멘토 북부 부테 카운티에서도 지난 7일 발생한 산불이 2천700에이커(10.9㎢)를 태운 뒤에도 강풍을 타고 인근 지역으로 번지고 있다. 진화율은 20%에 머물고 있다.





LA 북부 노스리지에서는 전날 오후 6시 43분께 전력시설이 갑자기 폭발하면서 14만여 가구에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정전 지역은 노스리지와 위네카, 리시다, 발보아, 타자나, 노스힐스, 그레나다힐스, 채트스워스, 웨스트힐스, 우드랜드힐스 등 LA 북부 샌퍼낸도 밸리 지역 일대다.

복구 작업이 진행되면서 일부 지역에 전력이 공급됐지만, 이날 오전 현재 9만4천여 가구가 여전히 정전으로 큰 불편을 겪었다.

가뜩이나 가마솥 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전으로 에어컨 등 냉방을 할 수 없는 주민들은 밤새 더위와 씨름을 해야 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T)는 전했다.

'살인적 폭염'도 이날까지 캘리포니아 남부를 비롯해 남서부 지역에서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전날 LA 도심 낮 최고기온은 화씨 98도(섭씨 36.7도)로 측정돼 131년 만에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1886년 측정된 LA 도심 종전 최고기온인 화씨 95도(섭씨 35도)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LA 서부 버뱅크는 화씨 105도(섭씨 40.6도), 팜데일과 우드랜드힐스는 화씨 110도(섭씨 43.3도)를 기록했다. 애리조나 주의 최대 도시 피닉스 수은주도 화씨 100도(37.8도)를 넘었다.

연중 더위로 유명한 캘리포니아 주의 데스밸리(Death Valley)는 최고기온이 화씨 126도(52도)로 올라갔다가 9일부터 화씨 120도(49.3도)로 떨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이례적인 열파가 캘리포니아 남서부를 덮쳤다"며 "내주 초부터 예년 기온을 되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jo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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