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불운에 시달렸던 김민우, 신태용 감독 앞에서 무력시위
지난 3월 부상으로 대표팀 반납…2년 만에 태극 마크 달까
(수원=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수원 삼성 측면 공격수 김민우(27)는 사연이 많은 선수다. 그는 2010년 8월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이후 꾸준히 대표팀에 발탁되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2015년 9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라오스와 레바논전에 이름을 올린 뒤 오랜 기간 침묵했다.
일본 J리그 사간 도스에서 유턴해 K리그 클래식 수원으로 복귀한 이후에도 대표팀과 인연을 이어가지 못했다.
지난 3월 울리 슈틸리케 당시 대표팀 감독의 눈에 들어 대표팀 복귀에 성공하는 듯했지만, 왼쪽 허벅지를 다치면서 김보경(전북 현대)에게 대표팀 자리를 내줬다.
김민우는 절치부심했다. 그는 소속팀 수원에서 왼쪽 풀백과 중앙 미드필더, 오른쪽 날개 등 다양한 포지션을 섭렵하며 '멀티 플레이어'로서 빠르게 녹아들었다.
그는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 경기에서 본인의 진가를 톡톡히 발휘했다.
이날 수원엔 폭우가 쏟아졌는데, 젖은 잔디와 시야 문제에도 불구하고 왼쪽 측면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제주를 괴롭혔다.
그는 0-0으로 맞선 후반 30분 왼쪽 측면을 뚫고 사각지대에서 날카로운 슈팅을 터뜨려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경기엔 축구대표팀 신태용 신임 감독이 찾아 선수들을 면밀히 관찰했는데, 김민우는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하며 무력 시위했다.
김민우는 경기 후 "경기 전 신태용 감독이 경기장을 방문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신경 쓰지 않고 내 플레이를 펼치려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 내내 좋은 기회를 많이 잡고도 마무리가 되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결승 골을 넣어 다행이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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