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방문 무산?…트럼프의 英 국빈방문날짜 아직 '미정'
메이에 힘 실어준 트럼프…"미·영 FTA 신속하게 체결"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내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국 국빈방문 시기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8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도중 별도로 트럼프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한 뒤 취재진에 트럼프 국빈방문의 "날짜를 정하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메이 총리와 회담 직전 영국 국빈방문이 진행 중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런던에 갈 것이다. 그렇다"고 말한 뒤, 시기를 묻자 "날짜를 정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직후 백악관을 방문한 메이 총리한테서 받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국빈방문 초청을 받고 연내 방문을 약속했다.
진보 성향 영국 일간 가디언은 G20 정상회의와 오는 14일 프랑스 바스티유의 날기념식 사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국빈방문과는 별도로 런던을 방문해 메이 총리와 비공식 회담을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반대시위를 최소화하기 위해 방문 최종확인은 하루 전에 전달될 것 같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를 마친 뒤 일단 귀국했다.
영국에선 시민운동가, 노동당 의원, 노동단체를 중심으로 '스톱 트럼프'(Stop Trump) 연대를 결성해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방문 때 영국 역사상 최대 규모 시위를 열겠다고 공언했다.
영국 언론들은 트럼프의 국빈방문이 오는 10월께 이뤄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을 떠난 영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신속하게 체결하겠다고 밝혀 조기총선 참패로 리더십이 흔들린 메이 총리에게 힘을 실어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메이 총리와의 회담에 앞서 "우리만큼이나 더 긴밀한 나라는 없다"고 양국 특수관계를 상기시킨 뒤 "우리는 무역협정을, 아주 아주 거대하고 아주 강력한 협정을 만들 것이다. 협정이 아주 아주 신속하게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메이 총리는 회담후 성명을 통해 "영국 상품과 서비스, 영국 경제, 영국민들에 대한 강력한 신뢰의 힘이 있다. 앞으로 몇 개월 내 이런 대화들에서 진전을 고대하고 있다"고 반겼다.
영국은 2019년 3월이 기한인 브렉시트 협상을 진행하는 한편 그 사이 미국 등 EU 이외 다른 국가들과도 자유무역협정 협상을 벌여 EU 탈퇴 후 정식 체결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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