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獨 의료진 "류샤오보 해외치료 가능…최대한 빨리 이동해야"(종합)

입력 2017-07-09 18:21
美·獨 의료진 "류샤오보 해외치료 가능…최대한 빨리 이동해야"(종합)

'이동 불가' 中 병원 입장 정면배치…류샤오보도 수주일째 해외치료 요청

(홍콩·서울=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김경윤 기자 = 간암 말기 판정을 받은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61)를 만난 미국과 독일 의료진이 해외치료를 위한 이송이 가능하다는 소견을 밝혔다.



조지프 허먼 미국 텍사스대 MD 앤더슨 암센터 교수와 마르쿠스 뷔힐러 독일 하이델베르크대 교수는 9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통해 "류샤오보가 적절한 의무후송과 지원을 받으며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고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두 교수는 "의무후송이 가능한 빨리 이뤄져야 한다"며 MD 앤더슨 암센터와 하이델베르크대는 류샤오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또 "류샤오보와 그의 가족이 남은 치료는 독일이나 미국에서 받기를 요청했다"며 "의료진은 (말기 환자의) 고통 완화 처치를 권고했으며 중재 시술이나 방사선 치료 등 추가적인 방안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明報)에 따르면 류샤오보는 랴오닝(遼寧) 성 선양(瀋陽)의 중국의대 제1병원을 방문한 이들 두 교수에게 영어로 해외에서 치료를 받고 싶다며 독일을 선호하고 미국행도 원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독일 의료진의 성명 내용은 그간 중국 병원이 내놓은 주장과 정반대되는 것이다.

병원은 공지문에서 중국 전문가들이 류샤오보의 간암 상태가 이미 말기에 도달해 이동하는 것이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미국과 독일 의료진도 류샤오보가 해외에서 더 잘 치료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병원은 미국과 독일 의료진이 중국 전문가들의 치료에 매우 긍정적이었으며 류샤오보가 방사선 치료를 더 받아야 할지를 결정하기 위해 추가로 자기공명영상장치(MRI) 검사를 할 것을 권고했다며 류샤오보의 간 상태를 평가해 다음 단계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외교부는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류샤오보의 임종이 가까워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사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은 중국 당국에 류샤오보 면담을 요청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중국 당국에 유엔의 류샤오보 접촉을 허용하라고 촉구했다.

병원은 인권활동가의 방문과 국내외 언론의 취재가 늘어나자 경비를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탐사 전문 매체가 팩트와이어가 류샤오보의 지인으로부터 입수한 동영상에 따르면 류샤오보는 체포되기 이틀 전인 2008년 12월 6일 진행한 인터뷰에서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이 1998년 중국을 방문했을 때 중국 당국으로부터 의료 가석방으로 중국을 떠나라는 설득을 받았지만, 1년 반밖에 남지 않은 노동교화형을 채우겠다며 거절했다고 밝혔다.

류샤오보는 인터뷰에서 "중국에서는 작은 감옥을 떠나 더 큰 감옥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 프라이버시가 없다"며 "체포되지 않으면 경찰이 항상 문앞에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류샤오보는 1996년 10월 8일 '사회질서교란죄'로 노동교화형 3년형을 선고받은 뒤 1999년 석방됐다가 2008년 말 다당제를 요구하는 '08헌장' 선언을 계기로 이듬해 12월 국가전복선동죄로 11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2010년 옥중에서 중국인 최초로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으며 지난 5월 말 교도소 건강검진에서 간암 말기 판정을 받아 외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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