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은 팀만 생각하는 '바보'…"내가 못 이겨도 좋다"
8일 kt전 6이닝 3실점으로 시즌 12승째
(수원=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KIA 타이거즈 좌완 에이스 양현종(29)의 팀 사랑은 각별하다.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KIA 타이거즈 에이스'가 목표였던 그는 꿈을 이룬 뒤에도 애정을 숨기지 않는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양현종은 해외진출을 모색하다가 잔류 쪽으로 선회했다. 마침 KIA는 FA 선수들을 붙잡느라 재정적으로 여의치 않았다. 그러자 양현종은 대형 선수로는 이례적인 FA 단년 계약(22억5천만원)까지 감수하면서까지 KIA에 남았다.
이번 시즌 양현종은 잠시 부침을 겪었지만, 헥터 노에시와 함께 KIA 마운드를 '원투펀치'로 든든하게 지켜준다.
8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kt wiz전에서는 6이닝 10피안타 3실점으로 고전하면서도 팀 타선 도움으로 시즌 12승(3패)째를 얻었다.
지난해 200⅓이닝을 던져 고작 10승에 그쳤던 그는 이번 시즌 전반기 103⅔이닝 만에 12승을 수확해 후반기 20승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경기가 끝난 뒤 양현종은 "오늘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타자들 덕분에 이겼다"며 "직전 등판인 잠실 LG 트윈스전(5⅓이닝 4실점)도 타자 덕분에 승리해 고마운 마음에 커피를 돌렸다. 그 마음을 알아준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이번 시즌을 7전 전승으로 출발한 양현종은 5월 중순부터 6월 초까지 지독한 슬럼프를 겪었다.
간신히 슬럼프에서 벗어난 양현종은 최근 5연승을 기록 중이다.
그는 "전반기에만 12승을 거둔 건 정말 빠른 페이스다. 하지만 안 좋았던 시기에 팀에 폐를 끼친 것에 미안한 마음이 먼저 든다"면서 "앞으로 내가 못 이겨도 좋다. 개인 성적은 신경 안 쓴다. 등판한 경기에 팀만 이겨도 좋겠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양현종은 이제 1승만 더하면 통산 100승 고지에 오른다.
그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팀을 먼저 생각하는 이타적인 마음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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