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보복 장기화] 유커 무려 136.3% 급감…관광업계 '직격탄'

입력 2017-07-09 06:12
[사드보복 장기화] 유커 무려 136.3% 급감…관광업계 '직격탄'

중국인 전담 여행사, 집단 도산사태…시계 '제로'

호텔·외국인 전용 카지노도 '한숨'만…"출구전략 필요"

(서울=연합뉴스) 전준상 정열 기자 =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탓에 중국인 전담 여행사뿐만 아니라 특급호텔·카지노업계는 한마디로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정부가 방한 단체관광 상품 전면 금지 조치를 시행한 3월 15일부터 한국 관광업계에서 큰손 역할을 했던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은 '뚝' 끊겼다.



◇ 여행수지 악화 지속



9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우리나라를 방문한 중국인은 84만1천952명으로 작년 동기의 198만9천833명에 비해 무려 136.3% 감소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유커는 한국 관광업계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그야말로 통 큰 손님이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은 모두 1천720만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거의 절반인 46.8%가 중국인(806만명)이었다.

2015년 현재 중국인 관광객 1인당 한국 내 지출경비는 2천391달러(274만원)에 이르렀다. 중국인 관광객 수가 지난해 806만명에서 올해 403만명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게 되면 국내 지출도 96억3천573달러(11조81억원) 급감할 것으로 추산된다.

작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여행수지 적자 규모가 60억3천570만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6조9천410억원인 만큼 여기에 유커 빈자리 탓으로 11조원 이상 추가되면 18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셈이 나오게 된다.



유커의 국내 쇼핑 지출액이 작년보다 최대 80%까지 감소할 것이라는 최악의 전망도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 "한국방문금지, 지금 풀려도 영업재개에 3개월 필요"

관광업계는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롭게 버티고 있다.

161개 중국 전담여행사들은 잠정 휴업 상태다. 영세한 소규모 여행사 상당수는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폐업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이 본격 시행된 3월부터 현재까지 수입이 거의 없는 여행사도 대다수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중국 단체관광객 유치 전담사는 총 161곳이다. 이들은 관광업계 큰 손으로 꼽히는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뛰어들었다가 사드 보복 조치에 된서리를 맞았다.

한국여행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중국 전담여행사 가운데 50% 이상이 사실상 잠정 휴업 상태"라며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와 거래선이 있는 여행사를 제외하고는 중국 전담여행사 대부분의 매출이 전혀 없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중국 정부의 유커 한국 방문금지 조치가 당장 풀린다고 해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게 국내 관광업계의 주장이다.

정상 영업을 재개할 수 있을 때까지 최소 3개월이 걸린다는 것이다.

한 중국인 전담 여행사의 대표는 "중국인 관광객을 다시 유치하려면 패키지여행 상품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며 "항공편뿐만 아니라 호텔, 식당 등을 확보해야 하는 데다, 끊어졌던 중국 현지 여행사와의 거래선도 정상화하는 데 3개월 이상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 카지노도 실적 악화 우려

국내 호텔업계뿐만 아니라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곡소리도 커지고 있다.

호텔업계의 경우 특급호텔뿐만 아니라 중소형 호텔마저 유커의 빈자리를 체감하고 있다.

3월부터 5월까지 롯데호텔의 예약은 작년 동기보다 30%가량 줄었다.

다른 특급호텔도 유커의 빈자리 직격탄을 피해갈 수 없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류 열풍이 불고 있는 동남아 관광객 유치로 고객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현실이 녹록지 않다. 그만큼 유커 빈자리가 크다는 이야기다.

라미드그룹의 국내 호텔 예약은 3월 15일 이후 30% 이상 하락했다.

특히 서울과 인천 송도의 라마다 호텔을 중심으로 예약률이 크게 낮아졌다.

라미드그룹은 비즈니스 호텔인 라마다 호텔을 중심으로 레저복합형 호텔 미란다호텔과 특급호텔 빅토리아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소형 호텔 상황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예약률이 10% 아래로 떨어지면서 문을 닫아야 하는 지경까지 몰렸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경기불황이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인의 방한 금지령까지 겹치면서 일부 소형호텔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며 "성수기인 8월까지 예약이 없는 호텔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는 파라다이스와 GKL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에 따르면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전체 입장객 가운데 중국인은 2014년 169만명(57.1%)에 이르렀지만 지난해 119만명(50.4%)으로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한국-중국 간 관계가 본격 악화한 점을 고려하면 올해에는 중국인 비중이 절반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카지노업계의 실적 악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망된 파라다이스·GKL·강원랜드 등 국내 카지노 3사의 올해 영업이익은 7천381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작년(8천356억원)보다 11.3% 감소한 수치이자 최근 4년 합산 영업이익 중 최저치다.

업계 관계자는 "입으로 공정무역을 외치면서 한국에는 사드 보복을 하는 중국이 이율배반적"이라면서 "우리 정부가 외교적 노력을 통해 출구전략을 마련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chun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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