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아베, 쿠릴열도 공동경제활동 협의 가속화·북핵문제 논의(종합)
푸틴, 아베 '대북 역할' 거론에 "핵 비확산 체제 모순행동 중단 요구중"
G20서 양자회담…푸틴, 트럼프와 회담 지연돼 90여 분 지각
(모스크바·도쿄=연합뉴스) 유철종 김정선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별도의 양자회담을 열었다.
러시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이날 15분 동안 진행된 회담에서 양국 간 평화조약 체결 환경 조성을 위한 여러 방안에 대해 집중적인 대화를 나눴다.
아베 총리는 회담을 시작하며 "일본은 러시아와의 평화조약 체결을 위한 양국 간 신뢰 강화 조치로서 북방영토(러시아명 남쿠릴열도/쿠릴 4개 섬)에서 러시아와 협력을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일본과 집중적인 대화가 이루어지는 것이 기쁘다"면서 "이는 양국 관계 발전에 기여하고 해묵은 문제들(영토 분쟁 등)을 해결하도록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쿠릴 4개 섬에서의 공동경제활동을 추진하고자 협의를 가속화하기로 하고 구체적 사업선정을 위해 8월 하순 모스크바에서 외무차관급 협의를 열기로 합의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일본을 방문해 아베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면서 쿠릴 4개 섬에서의 공동경제활동을 위한 협의를 개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말 실사단을 현지에 파견해 공동경제활동 가능성을 점검했다.
쿠릴 4개 섬을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며 러시아에 반환을 요구하고 있는 일본은 영토 반환을 위한 여건 조성을 위해 현지 공동경제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지난달로 예정됐다가 악천후로 무산된 옛 남쿠릴열도 거주 일본인들의 고향 방문을 위한 전세기 운항을 올해 9월 다시 시도하기로 했다.
이날 회담에서 아베 총리는 핵·미사일 개발을 지속하는 북한 문제를 협의하면서 "러시아가 큰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고 푸틴 대통령은 이에 "핵 비확산 체제와 모순되는 행동은 그만두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이날 오후 5시로 예정됐던 푸틴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회담은 예정보다 1시간 30분 이상 늦게 시작됐다.
앞서 열린 푸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회담이 예상 시간인 30여 분을 크게 넘겨 2시간 이상 진행됐기 때문이었다.
푸틴은 아베 총리와의 회담에 늦은 것을 사과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아주 긴 대화를 나눴다. 많은 산적한 문제들이 있었다"며 양해를 구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오늘 회담을 기다린 것은 맞지만 다른 한편으론 우크라이나, 시리아, 북한 등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러시아와 미국 지도자 간의 회담이 필수적이라는 얘기를 나도 해왔다"며 이해를 표시했다.
교도통신은 총 50분간 회담 중 15분간 통역자가 동석한 가운데 두 정상이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회담 후 "평화조약 문제를 중심으로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최근 쿠릴 4개섬 해역 일대를 독자적 경제특구로 지정키로 한 것에 대해선 일본의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러시아와 영토문제를 포함, 평화조약 체결을 노리고 있는 아베 총리는 9월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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