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혁신위·여연' 양 날개로 '3대 혁신' 추진

입력 2017-07-07 11:57
홍준표, '혁신위·여연' 양 날개로 '3대 혁신' 추진

혁신위, 조직·인적혁신 담당…혁신 전권 행사

여연은 정책혁신…보수정책 본산으로 키우겠다는 복안

친박계 반발 가능성…'친정체제 구축'이라는 비판도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지난 3일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뒤 내놓은 취임 일성은 '혁신'이었다. 육참골단(肉斬骨斷·자신의 살을 내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의 각오로 스스로를 혁신하겠다는 것이다.

7일 홍 대표 측에 따르면 홍 대표가 구상하는 혁신은 탄핵 정국에서 몰락한 보수우파 재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무엇보다 홍준표식 혁신을 담당할 양대 기구는 혁신위원회와 여의도연구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혁신위원회는 3대 혁신 가운데 조직혁신과 인적혁신을 담당한다.

홍 대표는 연말까지 253개 당협위원회에 대한 당무감사를 마쳐 당협위원장 재심사를 거치기로 했다. 또한, 공천 규정도 전면 개편해 내년 1월까지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공천 규정을 바꿔 신인 등용을 용이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지난달 20일 당권주자 토론회에서 "국민께서 자질이 안되는 분이 공천한 시·도의원이나 자치단체장을 어떻게 보겠나"라며 "당 쇄신의 첫째는 야당이 됐으면 전 조직원이 전사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이 된 만큼 과거 여당 시절의 관료적인 정당 조직을 전투적인 정당 조직으로 바꾸기 위해 중앙당 조직을 '슬림화'하겠다는 계획도 있다.

특히 전원 외부인사로 구성되는 혁신위는 전권을 쥐고 당내 혁신작업을 주도하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혁신위원장으로 비(非) 정치인 출신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다음 주 혁신위 구성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책혁신은 여의도연구원이 담당하게 된다.

홍 대표는 한국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을 보수 정책의 본산으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홍 대표가 최측근인 김대식 동서대 교수를 여의도연구원장으로 임명한 것도 이 같은 의중과 무관하지 않다.

여의도연구원은 먼저 진보 진영의 공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보수 가치를 재정립하는 업무에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요 보수단체나 보수 인사 등과 지속해서 소통하며 보수의 기반을 튼튼히 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여의도연구원이 토론회를 개최하고, 내년 초 각계의 보수 인사들을 규합한 '한국 보수회의'를 창설하겠다는 계획도 보수노선을 재정립하기 위한 활동의 일환이다.

또 정책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정책위원회의 기능을 강화하고, 정책 전문가를 특별 채용하겠다는 계획도 있다.



그러나 혁신 과정에서 적지 않은 당내 갈등이 표출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조직·인적혁신 과정에서 친박근혜계(친박계) 대한 인적 청산이 이슈로 부상하고, 친박계가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또다시 해묵은 '계파 갈등'이 표출될 수 있다.

홍준표식 혁신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있다. 진정한 혁신이 아니라 '친정체제 구축'을 위한 수단일 뿐이라는 것이다.

전당대회에서 홍 대표와 경쟁한 원유철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혁신의 출발은 인사인데 무엇을 위한 인사인지 모르겠다"며 "혁신과 통합, 전진의 인사가 되어야 하는데 보신과 분열, 퇴행의 인사가 될까 두렵다"고 밝혔다.

jesus786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