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北, 화성-14형에 핵탄두 즉시 장착도 가능"

입력 2017-07-07 07:43
수정 2017-07-07 08:31
美전문가 "北, 화성-14형에 핵탄두 즉시 장착도 가능"

실링 연구원 "北미사일 1~2년내 美서해안 타격 가능한 잠재력 갖춰"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북한이 시험 성공을 선언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미사일에 당장 핵탄두를 장착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 항공우주 연구기관인 에어로스페이스의 존 실링 연구원은 6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의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주관한 화상회의에서, 북한이 개발이 쉽고 실패 확률이 적은 반원봉 재진입체를 활용한다는 것을 전제로 "북한은 이 탄도미사일의 반원봉 재진입체에 핵탄두를 거의 즉시 장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링 연구원은 "10년간 6차례의 시험 이후에 북한은 거의 확실히 이 탄도미사일에 부착할 탄두를 개발할 수 있는 상태"라면서 "북한은 이 탄도미사일에 탄두를 장착하기에 앞서 이번 테스트 결과를 판독하느라 기다리고 있을 것이지만, 이 기다림은 몇 주, 또는 몇 달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는 머지않은 미래이고, 지금 당장 일어날 수도 있다. 확실히 1년 안에는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반원봉 진입체는 몇 차례의 실험을 거치는 것만으로도 실패 확률이 낮지만, 고고도에서 감속 속도가 빨라서 미사일 방어시스템에 취약해지고 정확도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실링 연구원은 이번에 발사된 화성-14형의 사정거리에 대해 "북한이 단순히 고도보다 거리를 추구했다면, 7천km는 넘지만 8천km는 안 되는 거리에 도달했을 것"이라며 "이 미사일로 보낼 수 있는 최선의 거리는 약 8천km"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사정거리 목표는 미 서해안 대부분을 타격할 수 있는 9천~9천500km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성-14형의 탄두 적재 용량은 2차 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핵폭탄의 탄두 용량과 비슷한 500kg 정도로 분석했다.

그는 "이는 미국이 보유한 메가톤급 열핵폭탄은 아니지만, 여전히 상당한 파괴력이 있다"고 했다.

실링 연구원은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미국 서해안 전역을 타격할 수준에 이를 수 있을지에 대해 "북한의 미사일은 앞으로 1~2년 안에 미국 서해안 대부분을 사정거리 안에 둘 설계와 기술적 발전을 이룰 잠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북한이 화성-14형 미사일을 당장 내일 전투 상황에서 발사하려 하고, 15분 전 이런 경고가 있다면, 아마 미국과 한국의 미사일이 이미 궤도에 올라 (공격에) 실패할 듯하다"면서도 "그러나 지금 당장은 이런 신뢰하기 어려운 미사일 시스템도 미국의 표적들을 겨냥해 제한된 작전을 전개할 수 있고, 이는 남북한 정치의 외교적 양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는 미국의 공격을 직접 억제할 힘을 부여하고 미국 본토를 표적으로 반격을 가할 능력을 갖추게 할 것"이라며 "억제력 관점에서만 보면, 북한의 미사일이 확실한 효과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럴 가능성만으로도 미국의 정치적 셈법을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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