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싶은데 뺨 맞은' 국민의당…다시 대여강경 노선으로(종합)

입력 2017-07-06 18:09
수정 2017-07-06 18:10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국민의당…다시 대여강경 노선으로(종합)

추미애 "安·朴 머리자르기" 발언에 靑·여당 향한 불만 폭발

추경·청문회 등 일정 모두 불참…보수야당과 공동전선 형성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국민의당은 6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에 대한 반발로 국회 일정 불참을 선언하며 다시 강경 노선으로 선회했다.

국민의당은 야 3당이 공히 '부적격' 인사로 지목한 송영무(국방부)·조대엽(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를 청와대가 임명하려는데 대해 불만을 갖고서도 국회 정상화에 협조한다는 기조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으로 추 대표의 비판 발언이 나오자마자 국민의당은 즉각 인사청문회는 물론 추가경정예산(추경)안 논의에서도 손을 떼겠다며 보수야당과 자연스럽게 대여 공동전선을 형성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과 추 대표가 사퇴나 사과 등 납득할만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오늘 이후 국회 일정에 협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이 강경론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신호는 오전에도 나왔다. 송영무·조대엽 후보자의 임명 강행 움직임에 "뺨 맞으면서도 언제나 웃을 수는 없다"고 경고한 것이다.

그러던 중 추 대표가 '문준용씨 의혹제보 조작' 파문과 관련해 MBC 라디오에서 "선대위원장이었던 박지원 전 대표와 대선후보였던 안철수 전 의원이 몰랐다고 하는 건 머리 자르기"라고 비난한 사실이 알려지자 국민의당은 지체없이 강경 대응에 나섰다.

김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이 그동안 시시비비를 가리면서도, 문재인 정부가 성공해야 한다는 진정성을 갖고 협조할 것은 협조해왔다. 그런데 오늘 추 대표의 발언은 벌써 몇 번째나 계속되는 막말"이라며 불쾌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이는 정부·여당을 향해 쌓여온 국민의당 내부의 불만이 추 대표의 발언을 계기로 폭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당은 이낙연 총리 인준과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청문보고서 채택에 협조했고, 추경 심사에도 참여하며 여당에 힘을 실어줬지만 정작 추 대표는 국민의당을 몰아붙이기만 했다는 것이다.

김유정 대변인은 논평에서 추 대표를 향해 "여당 대표인가, 협치 훼방꾼인가. 국민의당을 향해 온갖 독설을 쏟아내면서도 추경은 함께하겠다는 횡설수설을 한다. 앞으로 '추'자가 들어가는 것은 다 안된다"고 힐난했다.

국민의당은 송영무·조대엽 후보자 사퇴는 물론 추미애 대표의 사퇴나 사과 등의 조치 없이는 더는 추경 심사와 인사청문회 절차에 참여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당 지도부는 이날 저녁 예정됐던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만찬 일정을 전격 취소했으며, 7일로 잡혔던 정세균 국회의장과 4당 원내대표 오찬 회동에도 불참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당은 7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 추경·인사청문회 등 원내 사안 대응방향과 야당 공조 여부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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