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한정국 위험 무릅쓰고 자살 기도자 구조에 가세(종합)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탤런트 한정국 씨가 위험을 무릅쓰고 시민·경찰과 힘을 합쳐 다리에서 뛰어내리려는 자살 기도자를 구했다.
6일 부산 사상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9시 10분께 부산 사상구 괘법동 강변나들교에서 A(49) 씨가 난간 밖으로 나가 10m 아래로 뛰어내리려고 했다.
다리 아래는 왕복 8차선 도로여서 아찔한 순간이었다.
이를 본 한 여성이 다급하게 "저 사람 좀 보세요"라고 소리를 질렀다.
마침 이 다리를 건너 삼락생태공원으로 산책하러 가던 한 씨와 편의점을 운영하는 신범석(31) 씨가 A 씨를 향해 몸을 날렸다.
두 사람은 서로 모르는 사이다.
신 씨가 먼저 A 씨의 한쪽 팔을 잡았고 한 씨는 A 씨의 몸을 끌어안았다.
한 씨와 신 씨는 A 씨가 커트 칼로 손을 찌를 듯이 위협했는데도 꼼짝하지 않고 혼신의 힘을 다해 버텼다.
신 씨는 무릎을 꿇은 채 "아저씨 이러시면 안 된다"며 A 씨를 설득하다가 A 씨가 잠시 주춤하는 사이 다른 손을 잡아채 칼을 빼앗았다.
몸을 잡고 있던 한 씨는 A 씨의 반대쪽 팔을 붙잡고 앞으로 잡아당겼다.
이때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사상경찰서 감전지구대 문해근(33) 경장이 높이 1.2m인 난간을 넘어가 A 씨를 붙잡았다.
이어 문 경장이 A 씨를 들어 올리고 한 씨 등이 잡아당겨 2분여 만에 무사히 구조했다.
부산 사상경찰서 제공[https://youtu.be/8zRgueVFHyM]
노숙자인 A 씨는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를 병원에 입원시키고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이날 오전 11시 10분 한 씨와 신 씨에게 감사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개인 일정으로 부산에 왔다는 한 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별일도 아닌데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게 됐다"면서 "저보다 먼저 자살 기도자를 붙잡은 젊은 친구가 주연이고 나는 보조 역할이었다"고 말했다.
한 씨는 "젊은 친구가 '도와주세요'라고 말해 엉겁결에 가세했다"면서 "자살 기도자가 칼로 우리 손목을 찌르려고 할 때는 솔직히 겁이 났지만 무조건 버텨야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또 "정말 용감한 사람은 먼저 구조에 뛰어든 젊은 친구"라면서 "그 친구를 많이 칭찬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1980년 TBC 23기로 데뷔한 중견 탤런트 한 씨는 드라마 '산넘어 남촌에는', '복희누나', '연개소문'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고 지난해는 한국소아암재단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youngky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