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CBM 레드라인 넘은 北·中에 초강력 '쌍끌이 압박'

입력 2017-07-06 06:39
수정 2017-07-06 07:15
美, ICBM 레드라인 넘은 北·中에 초강력 '쌍끌이 압박'

'北 군사옵션·中 교역중단' 경고…역대 최고 수위

새 유엔 대북제재 및 독자제재 의지도 피력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공식 확인한 미국 정부가 5일(현지시간) 북한과 중국을 동시에 겨냥하는 초강경 압박 카드를 끄집어냈다.

북한을 향해선 미국의 군사적 대응을, 중국을 향해선 미·중 교역 중단을 경고했다.

북한이 첫 ICBM 시험 도발로 미국의 '심리적 레드라인(저지선)'을 넘어서자 역대 최고의 압박에 나선 것이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북한의 ICBM 도발에 따라 긴급 소집이 된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우리의 능력 중 하나는 상당한 군사력에 달려 있다"며 "그것을 사용해야만 한다면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는 그 방향으로 가지 않는 것을 선호한다"고 덧붙였으나, 북한이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ICBM 개발 성공을 주장하는 등 핵·미사일 위협 수위를 한껏 끌어올리면서 군사옵션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헤일리 대사는 북핵 문제 해결의 '키'를 쥔 중국에 대한 압박 강도도 한껏 끌어올렸다.

그는 "미국은 유엔 결의안을 위반한 북한과 무역하는 국가들에 대한 교역을 단절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핵·미사일과 대량파괴무기(WMD) 개발의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어, 유엔이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북한 기업과 거래하는 나라에 대해서는 미국이 교역을 중단하겠다는 의미다.

중국이 북한 무역의 9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발언은 사실상 미·중 무역 중단 불사 선언과 다름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미·중 기업들이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대상과 사업을 하지 못하게 하기로 한 지난달 21일 양국의 외교·안보 대화 합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기도 하다.

자국 기업의 '대북 거래 중단' 합의에 대한 중국의 실행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미국의 의도가 읽히는 대목이다.

중국이 자국 기업들과 북한 간 불법적인 거래를 손보지 않고 묵과한다면 미국과의 통상이 위태로울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북한과 거래를 중단하든지, 아니면 연간 3천470억 달러(400조6천억 원·2016년 기준)의 흑자를 기록한 미국 시장을 포기하든지 양자택일을 하라는 엄포다.

이에 더불어 헤일리 대사는 지난해 북한의 4, 5차 핵실험 후 채택한 대북제재인 2270호와 2321호에 이은 새로운 대북 결의를 조만간 제안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북한으로 향하는 석유 수출 금지 또는 축소 등이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헤일리 대사는 만약 안보리에서 새로운 고강도 제재 결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독자제재로 나아갈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미 의회와 싱크탱크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대중 압박 강화를 위해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북한과 거래한 제3국 기업들을 일괄 제재하는 것) 도입 목소리를 높여왔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전날 북한의 ICBM 시험 발사 성공 선언에 "미국은 더욱 강력한 조치로 북한의 ICBM 시험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북한이) 세계적인 위협을 멈추도록 전 세계적인 행동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군사옵션은 자칫 한반도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고, 미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무역 중단은 현실성이 낮다는 점이 지적된다.

다만 트럼프 정부의 대북전략이 더는 중국에 기대지 않고 독자제재로 방향을 튼다면 환율조작국 지정 등 전방위 무역 보복과 통상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k02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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