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헬기공격 자처 경찰 동영상 재등장…"2차 작전 준비"

입력 2017-07-06 02:07
베네수엘라 헬기공격 자처 경찰 동영상 재등장…"2차 작전 준비"

페레스 5분짜리 동영상서 개헌 비판…"새 작전에 반정부 청년 합류할 것"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최근 헬리콥터를 탈취해 대법원과 정부청사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던 베네수엘라 경찰이 등장하는 비디오가 다시 나돌고 있다고 엘 나시오날 등 현지언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날 오후 탈취한 헬기로 대법원과 내무부 청사를 공격했다고 주장한 바 있는 경찰 수사관 오스카르 페레스(36)가 등장하는 5분짜리 동영상이 공개됐다.

페레스는 동영상에서 베네수엘라 해안가에 헬기를 비상 착륙시킨 뒤 자신은 수도 카라카스에 머물러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부패한 통치와 암살 협력자들로부터 자신의 조국을 해방하기 위한 제2차 작전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페레스는 세부계획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지난 3개월간 길거리에서 반정부 시위를 벌였던 청년들을 새 작전에 합류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공격용 소총처럼 보이는 무기를 곁에 둔 채 베네수엘라 국기 앞에 앉아 "말로만 떠는 것을 그만두고 거리로 나서 행동하고 싸워라"고 호소했다.

마두로 대통령의 개헌 추진도 비판했다. 페레스는 "제헌의회가 구성된다면 우리가 쿠바에 나라를 거저 주는 셈이기 때문에 베네수엘라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27일 헬기 한 대가 내무부 청사와 대법원을 향해 기총사격하고 수류탄을 투척하며 공격한 바 있다.

공습 직후 페레스는 인스타그램에 자신을 '베네수엘라 범죄수사대(CICPC) 특별대응팀 소속 조종사'라고 소개하며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페레스는 CICPC로 알려진 과학수사 경찰에 15년간 몸담은 경찰관으로, 항공 부대에서 고도의 훈련을 받은 요원으로 알려졌다. 경찰에서 경찰견 훈련사로도 일했다.

그는 배우이자 영화 제작자로도 활동했다. 2015에는 납치 피해자를 구하는 엘리트 경찰관들의 이야기를 다룬 '정지된 죽음'이라는 베네수엘라 영화에 출연했다.

페레스의 배우 경력 탓에 마두로 정권이 억압을 정당화하고 추진 중인 헌법 개정으로부터 국민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조작된 사건일 수도 있다는 의혹이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그러나 마두로 대통령은 이번 공격을 자신을 제거하기 위해 미국이 기획하고 지원한 '테러 공격'으로 간주하고 군에 비상경계령을 발동하기도 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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