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만 감독 "와우"…'역전에 역전' 끝에 18-17로 끝난 명승부
36년째 맞은 KBO리그 역사 새로 쓴 각종 기록 쏟아져
결승타 나주환 "지면 안 되는 경기라 생각했다"
(인천=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한 경기에서 시즌 최다인 홈런 10개가 터졌다.
승부는 역전에 역전 끝에 18-17이라는, 야구 스코어 같지 않은 점수로 종료됐다.
설명하려면 한참이 걸릴 정도로 36년째를 맞은 KBO리그의 역사를 새롭게 쓴 각종 기록이 쏟아졌다.
'승장' SK 와이번스의 트레이 힐만 감독은 "와우"(Wow)라는 말로 입을 뗐다.
SK는 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홈 경기에서 18-17로 승리했다.
'12-1→12-15→18-17'이 이날 경기를 요약한다.
SK는 대역전패 할 뻔하다가 기가 막힌 재역전승을 거뒀다.
SK가 승리하기까지 차곡차곡 벽돌을 쌓은 선수는 홈런 타자를 비롯해 여럿이지만, 마지막 벽돌을 얹은 선수는 나주환이었다.
SK는 8회말 14-15로 뒤진 상황에서 2사 만루의 기회를 맞았다.
타석에 들어선 선수는 나주환이었다. KIA는 마무리 임창용을 올렸다.
나주환은 우중간 3루타로 누상의 주자 3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SK가 17-15로 재역전한 순간이다.
이후 SK, KIA 모두 점수를 보탰지만, 승부는 뒤집히지 않았다.
결승타의 주인공 나주환은 "지면 안 되는 경기라고 생각했다"며 "오늘 같은 경기를 지면 남은 전반기 경기를 안 좋은 분위기 속에서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 중 한 번의 기회는 올 거로 생각했는데 그 기회를 잘 잡은 것 같다"며 "타석에 들어설 때 변화구를 노리고 들어섰다가 두 번 연속 헛스윙 후 노림수를 바꾼 것이 운 좋게 맞아떨어졌다"고 덧붙였다.
힐만 감독은 5회에만 무려 12득점 한 KIA 타자들에 대한 놀라움을 표현했다.
그는 "5회에 상대 타자들이 너무 좋은 타격감을 보여줬다"며 "선발 스콧 다이아몬드가 초반 좋은 흐름을 보였지만 결국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돌아봤다.
힐만 감독은 "5회에 경기 흐름을 내줬지만, 선수들이 포기하지 고 최선을 다해 끝내 뒤집었다"며 "특히 1위 팀을 상대로 역전에 성공해 선수들에게 큰 자신감이 생길 것 같다"고 밝혔다.
양 팀 선수단과 평일인데도 SK행복드림구장을 거의 가득 메운 관중, TV로 경기를 지켜본 수많은 시청자 모두 혀를 내두른 명승부였다.
모두한테 평생 잊지 못할 경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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