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공을 가로지르는 자유…독수리 매력에 빠진 홍승구 화백
"독수리의 엄숙한 카리스마에 매료"…12일까지 작품 전시회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자유롭게 창공을 가로지르는 독수리의 모습에 매료돼 캔버스에 담기 시작했어요."
6일 오전 전북 전주시 완산구 동서학동에 있는 카페&갤러리 티모먼트.
이곳에 들어서면 날개를 힘차게 펼치거나 비상하는 등 다양하게 표현된 독수리 그림을 만나볼 수 있다.
벽면에 가지런히 진열된 18개의 작품을 그린 사람은 홍승구(59) 화백이다.
홍 화백은 국내외에서 20차례 넘게 개인전을 열고 대한민국미술대전(국전) 수채화 심사위원장, 전북수채화협회장을 역임한 중견 작가다.
풍경화를 주로 그리던 홍 화백은 독수리의 매력에 사로잡혀 올해 초부터 붓을 들었다.
다른 화백들이 작품 소재로 삼지 않았던 대상을 찾다가 독수리의 용맹하고 웅장한 자태를 그리기로 했다.
국내에서 독수리를 화폭에 담는 작가는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홍 화백은 캔버스 앞에 앉기 전 사진과 영상으로 독수리를 면밀히 관찰했다.
독수리의 매서운 눈과 칼 같은 부리, 위용 넘치는 날개는 홍 화백의 작품 세계를 확장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공을 들여 그려낸 작품은 갤러리에 걸린 18 작품과 자택에 보관된 7 작품 등 모두 25 작품이다.
독수리를 그린 경력이 짧은데도 홍 화백의 작품은 '화폭을 벗어날 듯한 독수리의 날갯짓이 강렬하다'는 미술계의 평을 받고 있다.
그는 "독수리를 바라보고 있으면 강한 카리스마를 느낀다"며 "자신의 내면을 스스로 응시하는 듯한 엄숙함이 느껴질 정도다. 반대급부로 내가 그러하지 못하기 때문에 독수리에 빠진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한다"고 말했다.
홍 화백은 갤러리를 찾은 관람객이 작가의 의도를 읽고 자신만의 감상을 더해 작품을 관람하길 희망한다.
그는 "작품을 감상하는 특별한 방법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며 "그림을 보고 느낀 첫인상을 기억하는 것이 감상법이다. 작가의 의도와 다르게 작품을 볼 수도 느낄 수도 있다. 자신만의 상념을 담아 작품을 볼 때 작가는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홍 화백의 작품 전시회는 오는 12일까지 카페&갤러리 티모먼트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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