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의 삶을 들여다보다…밀양서 조선조 선비 유물전
성종이 김종직에게 하사한 손때 묻은 옥벼루·유리병 등 130여점
(밀양=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인시(寅時:오전 3∼5시)에는 기상해 부모에게 새벽 문안을 드린 후, 의관을 정제하고 사당에 나아가 배알한다. 서실에 나아가 정좌하고 독서하며, 입지는 마땅히 성인이 되는 것을 기약한다.'
1880년 윤최식(尹最植)이 선비의 하루 생활을 12등분 해 시간마다 지켜야 할 행동을 적은 생활지침서 '일용지결(日用指訣)'에 담긴 내용이다.
'선비의 고장' 경남 밀양에서 선비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렸다.
국립민속박물관과 밀양시립박물관이 지난 4일부터 8월 말까지 밀양시립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여는 공동기획전 '밀양, 선비를 그리다'.
밀양은 세종 때 집현전 대제학을 지냈던 춘정 변계량(1369∼1430), 영남학파의 종조로 불리는 점필재 김종직(1431∼1492)의 고향이다.
이번 전시에는 조선시대 선비들이 평생 간직한 이상향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담은 평생도(平生圖) 등 선비와 관련한 다양한 유물 130여점이 선보인다.
성종이 김종직에게 하사한 손때 묻는 옥벼루와 유리병도 눈길을 끈다.
옥벼루에는 김종직의 옥과 같이 귀한 벗이 벼루임을 뜻하는 '필옹옥우(畢翁玉友)' 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밀양시 단장면 미촌리에 있는 칠탄정(七灘亭)의 빼어난 경치 16곳을 이현환(1713∼1772)이 시를 짓고 강세황(1713∼1791)이 그린 칠탄정16경 화첩(七灘亭十六景畵帖)과 밀양 추화산 10경을 그린 밀양10곡도(密陽十谷圖) 등도 자연 속에서 심신을 단련했던 선비의 삶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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