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제 여성 부탁받고 수의계약 몰아준 지자체 공무원
경찰, 2억3천만원 챙긴 여성 브로커도 구속
(수원=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 교제하는 여성의 부탁을 받고, 특정 업체에 관급공사를 몰아 준 경기 용인시의 간부 공무원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관급공사 브로커 A(49·여)씨를 구속하고 용인시 공무원 B(51·5급)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2013년 12월 C업체 용인지사장 직함을 가지고 2014년 6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2년여간 B씨에게 부탁해 용인시가 발주한 하천 목재데크 공사 등 10건(18억원 상당)을 C사가 수의계약으로 수주하도록 한 뒤 대가로 2억3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2010년부터 B씨와 교제하면서 공사 수주를 부탁했으며, C사 용인지사장 직함을 갖고는 있지만 정기적인 급여는 받지 않고 공사 수주건에 대한 일정 커미션만 받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B씨는 A씨와 교제를 지속하면서 2015년 이혼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A씨의 부탁을 받고 발주공사에 대해 '중소기업 성능 우수제품'을 사유로 C사와 수의계약하도록 부하직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관련 법에는 2천만원을 초과하는 관급공사 계약은 특정한 사유가 있어야만 수의계약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실제로 용인시가 C업체와 수의계약한 공사 10건은 모두 공사비가 2천만원을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조사에서 A씨는 "공사 수주를 B씨에게 부탁한 것도 사실이고, C업체로부터 돈을 받은 것도 사실이지만 정당한 영업업무에 대한 대가였다"라고 진술했다.
또 B씨는 "A씨가 C사에서 일하는 것은 알았지만 업체로부터 공사수주 대가로 돈을 받은 것은 몰랐으며, A씨로부터 받은 돈은 예전에 빌려준 돈을 돌려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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