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발사 주장에 中·日 "분석중" 신중한 반응
美 "초기 평가 결과 ICBM 아니야"…러시아도 북한 주장 일축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북한이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으나 우리나라를 포함한 중국, 일본은 자체 분석 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초기 평가 결과 ICBM이 아닌 것으로 보고 있으며, 러시아는 북한이 발사한 물체가 ICBM 아닌 중거리 미사일이라고 분석하는 등 북한의 주장을 일축했다.
미군 태평양사령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북한 미사일이 동해 상에 떨어지기 전 37분간 추적했다"면서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는 북한의 이번 미사일이 미국 본토에 위협이 되지는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미군 대변인이 "미군의 초기 평가 결과 북한이 쏜 중거리 탄도미사일은 ICBM은 아니다"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의 겅솽(耿爽)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이번 도발을 한 데 대한 평론을 요구받자 "관련 보도를 주의했고 현재 상황을 수집하고 있으며 상황 발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ICBM 여부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일본 정부는 이날 북한이 특별중대보도를 통해 ICBM 화성-14형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하자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재소집하는 등 긴박하게 대응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북한의 발표가 사실인지에 대해서는 "신중히 분석하고 있다"고 일단 판단을 유보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북한이 이날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ICBM으로 판단하느냐는 질문에는 "최대 비행 거리 등에 대해서는 현재 신중히 분석하고 있다"고 판단을 유보했다.
그러나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공보실 명의의 논평을 내고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성격과 관련 "탄도체 비행 궤도 자료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의 전술기술 특성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북한 미사일이 사거리 5천500km 이상의 ICBM이 아니라 1천~5천500km 사이의 중거리 미사일에 해당한다는 분석이다.
우리 군도 북한이 ICBM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정밀 분석 중"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우리 군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북한이 오늘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지난 5월 14일 발사한 탄도미사일보다 사거리가 향상된 것으로 평가되나 북한의 주장처럼 소위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능력을 갖추었는지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이날 '특별 중대 보도'를 통해 "새로 연구 개발한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4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화성-14형은 북한이 지난 5월 14일 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토대로 개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베이징 소식통은 "ICBM으로 인정할 경우 북한이 핵무기를 바탕으로 ICBM까지 내세워 협상에 더 많은 카드를 쥐게 되는 셈이라 주요 관련국들이 북한의 ICBM을 발사했다는 주장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취하면서 진위를 확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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