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매체들 '北ICBM 발사 주장' 주목…"한미 정상회담 직후 도발"(종합)
"한반도 정세, 다시 불 위에 기름을 끼얹는 형세"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진방 특파원 = 북한이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하자 중국 매체들이 일제히 주목하고 나섰다.
일부 중국 매체는 이번 북한의 도발이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직후에 일어났다는 점을 부각하기도 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영문판 자매지인 글로벌 타임스는 '북한이 ICBM 발사를 선언하다'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북한의 이날 탄도미사일 발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9일부터 이틀간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한 뒤에 일어났다"고 전했다.
관영 신화통신도 ICBM을 발사했다는 북한의 발표를 긴급 기사로 타전하면서 북한의 특별중대보도 내용을 자세히 전했다.
신화통신은 "ICBM 발사는 북한의 재래식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에 있어 큰 진전"이라면서 "이는 미국의 위협에 대응해 국가 안전과 주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북한 측은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봉황망(鳳凰網)도 북한이 ICBM 발사에 성공했다고 선포했다면서 북한이 이날 발사각을 최대한 끌어올린 '최대 고각발사' 방식으로 미사일을 쏘았으며 39분간 비행하는 과정에서 최고고도와 비행 거리가 각각 2천802㎞, 933㎞에 달했다는 점을 주목했다.
앞서 중국 주요 매체들은 이날 오전 북한이 동해 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했다고 신속히 타전한 바 있다.
환구망(環球網)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속보로 전하면서 지난달 9일 지대함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약 한 달 만에 북한이 또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홍콩 봉황TV는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 사흘 만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미국과 한국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분석했다.
봉황TV는 "문재인 대통령이 방미 기간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북한의 도발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표명한 만큼 한반도 정세가 다시 불 위에 기름을 끼얹는 형세가 됐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이 일본의 EEZ에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미국과 한국뿐 아니라 일본 역시 놀라게 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 중국 군사전문가는 봉황TV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한국이 단단히 벼르는 상황에서 북한이 도발을 참지 못하고 또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기 때문에 한반도 정세는 의심할 바 없이 또 긴장이 조성될 것"이라며 "만약 이로 인해 무력 충돌이 일어난다면 결국 손해를 입는 것은 한국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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