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 발 묶인 '서울함'…7억원 들인 준설작업 적절했나
김광수 시의원 "준설 계산 잘못" vs 서울시 "전문가 상의한 것"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서울 망원한강공원에 전시 예정이던 해군 퇴역함정 서울함(1천900t급)이 한강 모래턱에 걸려 발이 묶인 지 1주일이 지났다.
이달 하순에나 예인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서울시가 예인을 위해 수억 원을 쏟아 부었던 준설작업이 적절했는지가 도마 위에 올랐다.
4일 서울시의회 김광수(국민의당·노원5) 의원에 따르면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서울함을 옮기기에 앞서 5월 22일부터 6월 22일까지 1개월에 거쳐 7억원을 들여 사전 준설작업을 벌였다.
시는 4㎞ 구간에 걸쳐 모래 6만6천900㎥를 파낸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서울함은 지난달 27일 경인아라뱃길 아라한강갑문을 통과한 뒤 서울 한강 합류 지점에서 발이 묶이고 말았다. 한강으로 진입해 방향을 바꾸는 과정에서 배 앞머리가 모래턱에 걸리고 만 것이다.
서울함은 이후 사흘간 예인 작업을 벌인 끝에 지금은 행주대교 남단까지 옮긴 상태다. 하지만 원래 목적지인 망원한강공원으로는 수위가 평소보다 1.5m가량 높아지는 '대사리'인 이달 23∼28일에나 갈 수 있을 전망이다.
김 의원은 "시는 폭 40m로 준설을 했는데, 이 작업이 실제 필요보다 부족했기 때문에 이 같은 일이 빚어졌다"며 "배가 직진으로 가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는 폭이었지만, 회전을 하려면 60∼70m는 필요했다. 당국이 사전에 준설작업 계산을 잘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 비가 많이 내리면서 이 구간 모래가 도로 덮여버렸을 수도 있고, 아니면 반대로 더 파였을 수도 있어서 며칠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함은 현재 18t짜리 닻 1개와 22t짜리 닻 2개로 고정돼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서울함이 물에 닿는 폭은 10m를 조금 넘는 수준"이라며 "서울함이 실제로 닿는 면적보다 4배나 넓게 준설작업을 한 셈으로, 전문가와 사전 상의를 거쳐 결정한 사안이다. 더 넓게 준설작업을 했으면 좋았겠지만, 예산의 문제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시는 망원한강공원에 서울함을 비롯해 150t급 고속정 2척과 178t 잠수함 1척 등 총 4척을 전시하는 '함상 공원'을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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