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시진핑, 올들어 세번째 정상회담…"국제·지역 현안 논의"(종합)
"한반도 문제도 다뤄"…회담 뒤 양국 20여 건 협력 문서 서명
푸틴, 양국 관계 기여한 공로로 시 주석에 러 최고훈장 수여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를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4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간의 전면적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러-중 양자 협력, 국제 및 지역 현안이 두루 다루어진 이날 정상회담에선 한반도 위기 해결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외무부는 정상회담 뒤 그동안 중국이 제안해온 '쌍중단'·'쌍궤병행' 구상에 기초한 한반도 위기 해결책을 담은 공동성명을 내놓았다.
쌍중단은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과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을 동시에 중단하는 것, 쌍궤병행은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체제 구축을 병행 추진하는 것을 의미한다.
푸틴은 이날 회담을 시작하며 "시 주석의 공식 방러가 올해 양자 관계 구축에서 핵심적 행사"라고 강조했다.
이에 시 주석은 "러시아는 내가 2013년 국가주석으로 선출되고 난 뒤 처음으로 방문한 나라이며 주석 재임 기간 중 푸틴 대통령과 22차례나 만났다"면서 "러시아는 내가 가장 자주 찾는 나라가 됐으며, 외국 지도자 가운데 나는 푸틴과 가장 긴밀한 관계와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리 우샤코프 푸틴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외교수석)은 "회담에서 한반도 문제도 논의됐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단독 회담에 이어 사회·기업·언론 분야 인사들이 함께 참석한 확대회담을 열었고 뒤이어 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공동회견을 개최했다.
시 주석은 회견에서 "외부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양국 관계 발전에 대한 우리의 확신은 확고부동하다"면서 양국의 노력으로 현재 두 나라 관계가 유례없는 수준에 도달해 있음을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양국 경제분야 협력의 하나인 에너지 분야 협력에 대해 언급하면서,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 천연가스를 중국으로 공급하기 위한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 건설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서부 시베리아와 중국 서부 지역을 잇는 '서부노선' 가스관 건설프로젝트도 계속 조율 중이라고 소개했다.
푸틴은 또 러시아를 통해 중국 서부와 유럽을 연결하는 총연장 8천km의 자동차 도로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도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양국은 이날 정상회담에 맞춰 20여 건의 협력 문서에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시 주석에게 양국 간 우호·협력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성안드레이 페르보즈반니 사도 훈장'을 수여했다.
성안드레이 훈장은 러시아 최고 권위의 훈장으로 지금까지 이 훈장을 받은 외국 지도자는 게이다르 알리예프 전(前)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뿐이었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와도 회담하고 통상·에너지·산업·교통 인프라 분야 협력 문제를 논의했다.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중국 간 경제협력은 한층 긴밀해 지고 있다.
지난해 양국 교역 규모는 그 전해와 비교해 4% 증가한 661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올해 1~4월에도 작년에 비해 37% 성장했다.
3일 모스크바에 도착한 시 주석은 이날 저녁 크렘린궁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나 비공식 만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두 정상은 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반대하며 한반도 위기를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데 합의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은 올해 들어서만 벌써 세 번째다.
두 정상은 지난 5월 중순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과 지난달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별도로 양자회담을 한 바 있다.
이틀간의 러시아 방문 일정을 마친 시 주석은 이날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독일로 떠났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