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불명 IS수괴 알바그다디 어디에…"제3의 수도에 은신"
생존 확인된지 3년…러시아·이란 제거설은 신뢰성 의문
IS 남은 점령지인 이라크·시리아 접경지역 은신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수괴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행적은 물론, 생사마저 불분명하다.
IS가 주요 거점인 이라크 모술에서 패퇴하고 실질적 수도인 시리아 락까에서도 미군 주도 동맹군에 포위당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지만, 바그다디는 감감무소식이다.
지난 2014년 6월 이슬람 금식 성월인 라마단을 맞아 '칼리프 국가'(이슬람 초기 신정일치 체제 국가) 수립을 선포한 직후인 그해 7월 4일 이라크 모술 대사원 설교 동영상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실제 모습이 공개된 지 만 3년이 된 데다가 IS가 수많은 공습으로 수세에 몰리다 보니 알바그다디의 사망설이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달 러시아 국방부는 5월 락까에 대한 자국군의 공습으로 알바그다디도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가 러시아 외무차관이 "확인이 안 된다"며 판단을 유보한 바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특수부대인 쿠드스도 알바그다디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과거 탈레반이 최고 지도자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의 사망을 2년 동안이나 감춘 적이 있어 IS도 비슷한 상황이 아니겠느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알바그다디의 생사는 아직 전혀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미국 관료들은 러시아와 이란 주장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과거에도 알바그다디의 사망설이 몇 차례 나돌았지만 확인되지 않은 만큼 모처에서 은신 중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4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은 알바그다디가 시리아와 이라크 국경 일대 IS 장악 지역인 "제3의 수도"에 은신해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IS가 지정한 주(州)와 같은 행정구역인 '윌라야트 알 푸라트'(유프라테스 지방)에는 이라크의 마을인 알카임과 시리아 마을 알부 카말이 포함된다.
이라크 정부 고문이자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전문가인 히샴 알-하시미는 BBC방송에 알바그다디의 은신처가 윌라야트 알 푸라트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S가 여전히 이 지역을 장악 중이고 미군 주도 동맹군이 이 일대에서 IS 소탕에 나서더라도 시작하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수 있고 작전을 마치는 데에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설령 이곳을 빼앗기더라도 IS는 그간 비교적 안전하고 지형도 익숙한 이 일대 사막이나 계곡, 국경 지대를 거점으로 삼아 도심을 향해 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어 알바그다디의 은신처로는 적합한 지역인 셈이다.
알바그다디는 다른 지하디스트 지도자와 달리 '칼리파 제국'(이슬람 초기의 신정일치 체제) 수립을 참칭했던 때처럼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면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없었다.
게다가 IS 지도부의 고위층으로 올라갈수록 의사소통은 신뢰할 수 있는 소수의 지지자로 제한돼 실제 알바그다디의 행방을 아는 이들은 IS 내부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수준일 것 BBC방송은 전했다.
이런 이유로 알바그다디에게 무려 2천500만달러(약 287억원)의 현상금을 내건 미국도 그의 소재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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