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악재에 금융시장 '출렁'…주식·원화값 동반 하락

입력 2017-07-04 16:53
수정 2017-07-04 18:14
北악재에 금융시장 '출렁'…주식·원화값 동반 하락

채권값도 떨어지며 '트리플 약세' 나타나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북한발 악재에 4일 외국인들이 대거 '팔자' 주문을 내면서 코스피가 하락하고 원화가치는 약 넉 달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채권가격도 내려가 주가와 통화가치, 채권값이 모두 내리는 '트리플(주가, 통화가치, 채권값) 약세'가 빚어졌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96포인트(0.58%) 하락한 2,380.52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의 이날 낙폭은 지난달 12일의 1.00% 이후 16거래일 만에 최대다.

코스피는 소폭 상승세로 출발했으나 조금씩 밀리다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오후 3시 30분에 중대 발표도 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락했다.

코스닥도 4.78포인트(0.72%) 하락한 656.19로 마감했다.

이영곤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북한이 오전에 미사일을 발사한 후 오후 3시 30분 중대발표를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외국인 매도 규모가 증가했다"며 "장 중 지정학적 위험(리스크)이 부각되며 코스피의 낙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원화 가치도 떨어졌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3.7원 오른 달러당 1,150.6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수출업체의 네고물량(달러화 매도)으로 장중 한때 1,147.1원에도 거래됐으나 북한이 특별 중대보도를 발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역내·외 달러 매수세가 몰려 1,150원 선을 뚫었다.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1,150원 선을 넘은 것은 지난 3월 10일(1,157.4원) 이후 약 넉 달 만에 처음이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북한 이슈로 원화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채권가격도 약세(채권금리 상승)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2.4bp(1bp=0.01%p) 오른 연 1.740%로 장을 마쳤다. 5년물은 2.8bp. 1년물은 0.4bp, 10년물은 3.7bp, 20년물은 4.5bp 각각 상승했고 초장기물인 30년물과 50년물은 4.8bp씩 올랐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중앙은행에서 매파적인 발언이 많이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장중 북한이 중대 발표를 예고한 부분도 금리 상승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주로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갈 때 발생하는 '트리플(주가, 통화가치, 채권값) 약세' 현상이 금융시장에서 빚어진 셈이다.

다만 이날 채권시장 약세 요인으로 이번 북한 이슈의 영향은 미미하다는 분석도 있다.

문홍철 동부증권 수석연구원은 "미국 장기금리의 상승세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매파적인 발언까지 더해져 오전부터 채권가격이 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ev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