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北미사일, 6700㎞ 날아 알래스카 타격 가능"

입력 2017-07-04 15:01
美전문가 "北미사일, 6700㎞ 날아 알래스카 타격 가능"

외신들 "7월4일 美독립기념일 맞아 폭죽 쏘아 올린 듯"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북한이 4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최대 6천700㎞를 날아가 미국 북서쪽 끝에 있는 알래스카 주(州)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미국 비영리 과학자단체인 '참여 과학자 모임'(UCS) 소속 물리학자 데이비드 라이트는 이날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비행거리가 930㎞ 이상이고, 37분 간 비행했다'는 발표가 맞다는 전제 하에 이같이 추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라이트는 "비행거리로 추정할 때 37분의 비행시간은 미사일이 최대 2천800㎞ 이상의 고도에 도달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도가 정확하다면 같은 미사일이 표준 궤도로 날아가면 대략 최대 6천700㎞의 거리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아래쪽 48개 주와 하와이에 도달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거리지만 알래스카 전역에는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늘 발사가 (북한이) 5월14일 쏜 화성-12 미사일의 개량 버전으로 이뤄진 것인지 판단하기에는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제프리 루이스 미국 미들버리국제학연구소 비확산연구센터 연구원도 트위터에서 관련 보도를 링크하고 "그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다"고 단언했다.

국외 전문가들과 외신들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이 미국 독립기념일(7월4일) 직전에 이뤄졌다는 데에도 주목했다.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CNS)의 연구원 시어 코튼은 트위터를 통해 "북한에서는 지금이 벌써 7월4일"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오늘 그들이 특별히 '폭죽'을 쏘아올릴 것으로 의심해왔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북한이 미국의 7월4일 공휴일 전야에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2006년과 2009년에도 북한이 7월4일을 전후해 미사일을 발사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를 집중 논의한 직후이자, 오는 7∼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한미일과 미중 사이의 관련 대화를 앞둔 시점에서 이번 시험이 이뤄졌다는 데에도 우려 섞인 반응이 나왔다.

AFP 통신은 "이번 발사는 한국의 새 리더인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에서 평양의 도발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한 지 며칠 만에 나왔다"고 지적했고, 블룸버그 통신은 "오늘 발사는 미국과 중국의 정상들이 이번 주 독일에서 만나기 직전에 북한의 무기를 둘러싼 긴장감을 고조시켰다"고 진단했다.

조지프 디트라니 전 미국 국가정보국장(DNI) 산하 비확산센터 소장은 블룸버그에 "특히 이런 시기에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미국과 중국이 북한으로 하여금 추가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을 즉각 중단하도록 더욱 강하게 작업하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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