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만 지방교류 행사도 '하나의 중국' 평행선

입력 2017-07-04 14:55
중국·대만 지방교류 행사도 '하나의 중국' 평행선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중국과 대만이 지방도시간 정례교류를 통해 상호 접점을 모색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4일 대만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에 따르면 민진당 출신의 커원저(柯文哲) 타이베이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 상하이시와 타이베이시간 솽청(雙城) 포럼이 2∼3일 상하이에서 개최돼 양안간 경색 관계의 돌파구를 찾을지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번 포럼은 차이잉원(蔡英文) 정부 들어 대만과의 공식 교류를 거부하고 있는 중국이 지방 교류 차원에서 개최한 행사였다. 하지만 포럼에서 대만 측이 주장한 '조건없는 양안 교류'에 대해 중국 측은 '하나의 중국' 원칙 인정이 우선이라고 응수했다.

포럼 폐막일인 3일 오후 커 시장과 회동을 가진 장즈쥔(張志軍) 중국 대만판공실 주임은 "양안관계가 모종의 변화를 겪은 끝에 이번 포럼이 열렸다"며 "중국은 시종일관 양안은 한가족, 운명 공동체의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주임은 "대만에 어떤 정당이 집권하든 양안관계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우선돼야 한다"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대만 정부가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커 시장은 이에 대해 "양안은 같은 문자와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소통에 장애가 없다"면서 "서로 교류를 통해 양안 인민의 복리를 증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다.

황중옌(黃重諺) 대만 총통부 대변인은 커 시장과 장 주임의 회동에 앞서 "양안교류는 어떠한 정치적 전제조건이 설정되어서는 안되며, 부당한 정치적 간섭도 있어선 안된다"고 주장하며 커 시장을 거들었다.

황 대변인은 "대등한 존엄성으로 서로 대화해야 이해와 공감대를 넓히는데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고 상호 각 영역에서 한 걸음 나아간 의미있는 발전을 촉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측은 예정에 없이 30분 이상 진행된 비공개 회담에서 대만에 직설적인 표현으로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장 주임은 과거 대만은 중국을 '공비'(共匪·공산당 도적)로, 중국은 대만을 장비(蔣匪·장제스의 도적)로 불렀던 기억을 상기시키며 "양안이 서로를 적대시해왔고, 현재 양안은 많은 문제와 모순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은 대만의 생활 방식과 제도를 존중하지만 대만인도 중국의 입장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류와 소통을 통해 (문제와 모순을) 천천히 해결해 마지막으로 통일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커 시장은 "(중국은) 인민의 복리를 가장 소중하게 여겨야 많은 문제를 처리하기 쉽다"며 "마음을 열고 대만의 다른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맞섰다.

커 시장은 지난 2일 포럼 축사에서 '하나의 중국' 대신 '양안은 한 가족'(兩岸一家親)이라는 말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번 포럼에서 양측은 상하이시 푸둥(浦東)과 타이베이 네이후(?湖)간 교류, 소비자권익보호 협력, 농구 친선시합 확대, 대학학술교류 등 4가지 방안에 합의했다.

전날 밤 대만으로 복귀한 커 시장이 "교착상태를 돌파했다"며 상하이 방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하나의 중국'을 둘러싼 양안의 인식차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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