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타이탄, 말레이 IPO로 1조원 확보"…조달규모 확 줄어든듯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롯데그룹의 석유화학 자회사인 롯데케미칼 타이탄이 말레이시아에서 기업공개(IPO)로 37억7천만 링깃(8억7천700만 달러·약 1조 원)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4일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에 따르면 타이탄은 주당 6.5링깃(약 1천740원)에 5억8천만주를 팔았다.
이는 당초 타이탄이 목표한 자금 조달 규모에서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타이탄은 기업공개(IPO) 신청서에서 희망 공모가를 당초 예정했던 주당 7.6∼8링깃에서 6.5∼8링깃으로, 공모 물량도 7억4천40만 주에서 5억8천만 주로 각각 낮췄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하반기에 롯데케미칼 타이탄을 말레이시아 증시에 상장, 최대 20억 달러를 조달한다는 계획이었다.
공모 물량의 약 4분의 1은 페르모달란 나쇼날 이스트스프링 인베스트먼트를 포함한 코너스톤 투자자들에 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코너스톤 투자자란 보호 예수 기간을 지키는 조건으로 사전에 공모 물량의 상당 부분을 배정받는 기관투자자를 가리킨다.
롯데케미칼 타이탄의 IPO 규모가 축소된 것은 수요 예측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반응이 미온적이었던 때문으로 풀이된다. 애널리스트들은 석유화학 제품의 가격이 약세여서 원래의 공모가는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 투자자들이 시각이었다고 전했다.
유안타 증권의 황규원 애널리스트는 "석유화학 업종은 경기 사이클이 정점을 찍어 앞으로 공급 과다의 가능성을 맞을 수 있다"고 밝히면서 "투자자들은 나프타 가격의 등락 폭이 큰 만큼 이 회사의 실적도 변동성이 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롯데케미칼 타이탄의 IPO는 비록 규모가 축소되긴 했지만 말레이시아 증시에서는 2012년 이후 최대 규모의 IPO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그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던 현지 IPO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이 회사의 주식은 오는 11일부터 거래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 타이탄은 2010년 롯데그룹이 1조5천억 원가량을 투자해 인수한 말레이시아의 석유화학기업이다. 회사 측은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인도네시아에 나프타 공장을 신설하고 말레이시아의 나프타 분해 공장을 증설하는 데 쓸 방침이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타이탄을 상장하려고 했지만,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일가족이 탈세·배임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이를 연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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