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자본 대응하려면 노조 경영감시 기능 강화해야"
김호열 사무금융노조 본부장 국회 토론회서 주장
(서울=연합뉴스) 이승환 기자 = 이른바 '먹튀 자본'이라 불리는 투기자본 문제를 해결하려면 노동조합의 경영감시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호열 사무금융노조 증권업종 본부장은 4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등이 주최한 '투기자본의 폐해와 노동조합의 대응전략 토론회'에서 "투기자본은 단기간 고수익을 얻고자 인수·합병을 통한 기업 약탈, 권력과의 결탁 거래 등 불법을 자행하는 반노동·반사회적 약탈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투기자본의 대표적 사례로 영국계 투자회사 브리지 투자금융지주(BIH·Bridge Investment Holdings)를 소개했다.
BIH는 국내 외환위기 직후 중견 증권사였던 일은증권과 리젠트증권을 차례로 인수한 뒤 2002년 두 회사 합병으로 외형을 확대했으나 2005년 한국 철수 전까지 직원 수 120명 수준의 구조조정을 단행해 노동조합을 약화시켰다고 김 본부장은 설명했다.
그는 "BIH는 당시 유명 법무법인과 관료 등 국내 전문가의 경험과 로비력을 활용해 한국의 허술한 관료시스템과 행정체계의 구멍을 철저히 파고들어 단기간 고수익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노동조합이 적극적인 민·형사 고발에 나서 투기자본에 대응해야 한다"면서 "언론, 시민단체, 상급노조와도 연계해 사회적 고발 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무엇보다 투기자본을 견제하려면 실질적 민주주의를 이뤄 기업범죄·불공정거래·부정부패에 대한 처벌 범위를 확대하고 처벌 수위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민단체 약탈경제반대행동 김재율 공동대표도 "투기자본을 견제하려면 경영상 주요 사항에 노사가 함께 결정하는 의사결정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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