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티나 합창단 "우리 음악으로 하느님께 가까워지길"
창설 1500년 만의 첫 내한공연…지휘자 마시모 팔롬벨라 기자간담회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우리의 노래로 한국 가톨릭 신자들의 신앙이 성숙하고 신자가 아닌 분들도 하느님에게 좀 더 가까워지면 좋겠습니다."
교황청 시스티나 성당 합창단의 지휘자 마시모 팔롬벨라 몬시뇰(50)은 4일 서울 중구 롯데시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렇게 말했다.
교회 초세기 출범한 시스티나 성당 합창단이 한국을 찾은 건 창설 1500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에 방한한 합창단은 성인 남성 24명, 남자 어린이 35명으로 구성됐다. 오는 5일 서울대교구 명동대성당을 시작으로 대전, 광주, 부산 등지에서 공연을 앞두고 있다.
마시모 팔롬벨라 몬시뇰은 "음악의 아름다움을 통해 교회 복음화의 사명을 수행하고자 한국에 왔다"며 "한국에 처음 온 것인 만큼 굉장히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반주 없이 남성 단원들만 노래하는 전통에 대해 "우리 아카펠라 합창단은 르네상스 시대에 형성됐다"며 "그때 남성만 노래하는 합창단을 구성했던 것이 지금까지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시각에서 보면 좀 이상하겠지만, 당시 전통은 나름대로 미학적 의미가 있다"며 "그대로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시스티나 성당 합창단의 단원 선발 방식도 설명했다.
그는 "어린이는 1년에 700명 정도 오디션을 봐 12명을 선발한다"며 "성인단원은 국제콩쿠르를 통해 찾거나, 지휘자가 특별한 목소리를 가진 사람을 찾아 개인적으로 뽑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성인단원인 엔리꼬 또레(27) 씨와 어린이 단원 로렌조 모스티(11), 프란체스꼬 깜빠냐(11)군도 자리를 함께했다.
엔리꼬 씨는 다른 합창단에서 노래하다 3년 전 시스티나 성당 합창단으로 자리를 옮겼고, 전업으로 교황을 위해 노래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한국 사람들은 외국 공연을 환대하고 잘 이해하는 포용적인 문화를 가졌다고 들었다. 이번 공연이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기대를 밝혔다.
로렌조 군은 "교황님을 위해 노래 부르는 것이 자랑스럽고 큰 영광"이라며 "콘서트가 한국에도 좋은 기억이 되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프란체스코 군도 "이탈리아와 문화와 전통이 다른 먼 나라에 와서 콘서트를 하게 돼 굉장히 아름다운 일"이라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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