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반도체 소자' 분자전자소자 특성 규명했다
KAIST 김용훈 교수팀 "OLED 등 유기소자 분야 활용 기대"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김용훈 교수 연구팀이 나노 분야 난제로 꼽히는 단일 분자전자소자의 원자구조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차세대 반도체 소자 후보로 불리는 '분자전자소자(molecular electronics)는 나노미터(㎚, 10억분의 1m) 크기의 매우 작은 분자를 조합해 전자소자의 핵심 구성요소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크기가 작고 자기조립공정이 가능해 고집적·저비용의 전자소자를 만들 수 있다.
분자전자소자는 크게 분자, 전극, 그리고 이를 잇는 연결자로 구성된다.
분자를 전자소자로 활용하려면 분자전자소자를 구성하는 분자-전극 접합의 원자 구조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황(S)을 연결자로 하고 금(Au)을 전극으로 하는 분자전자소자가 가장 많이 쓰이는데, 2006년 미국 애리조나대학 타오 교수 연구팀이 이 'S-Au 분자전자소자'에서 여러 개의 전류값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어떤 원자구조에서 어떤 전류값이 도출되는지는 밝혀진 바 없다.
김 교수 연구팀은 S-Au 원자구조의 배위수(황 원자 주변의 금 원자 몇 개가 어떤 형태로 배열돼 있는지 확인하는 것)에 따라 전류값이 변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분자가 당겨질 때 금속 전극과 분자 사이 결합이 끊어지는 것이 아니라, 금속 전극의 원자구조가 변형되면서 금속과 금속 사이 결합이 끊어진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오사카대학 카와이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단분자 소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앞으로 바이오센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유기태양전지 등 다양한 유기소자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는 "단일 분자전자소자는 2003년 미국에서 처음 구현됐지만, 원자구조의 여러 형태는 알려진 바 없다"며 "나노과학-나노기술 분야에서 10년 넘게 풀리지 않던 난제를 해결해 관련 분야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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