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당국자, 대만 안보 스스로 지켜야"…징병제 부활 요구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미국의 고위 당국자가 대만에 늦어도 8년 뒤쯤에는 자기 안보는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며 대만의 모병제 전환이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4일 대만 연합보(聯合報)에 따르면 미국의 한 '중요' 당국자는 첸푸(錢復) 전 대만 외교부장이 이끄는 미국방문단과 접견한 자리에서 대만은 앞으로 어떻게 자신을 방위할 것인지 숙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현재 대만의 안전은 중국의 자제와 미국의 개입 가능성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미국이 내부적으로 대만 안보를 지지하고 있지만 4년, 또는 8년 뒤에는 어떻게 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만이 도입 중인 모병제 정책이 잘못된 것이라며 징병제 복귀를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당국자는 첸 전 부장이 지난달 대만 국가안보회의 비서장을 지낸 쑤치(蘇起) 타이베이포럼 이사장과 청젠런(程建人) 전 주미 대만대표처 대표 등과 함께 미국 워싱턴을 비밀리에 방문한 자리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국자는 또 대만의 국방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3% 이하로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했다.
대만은 오는 2018년부터 모병제로 전환하기로 한 상태다. 이로써 대만인 남성의 의무적인 군 복무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지난 68년간 유지해온 징집제를 공식적으로 완전 폐지하게 된다.
작년말 펑스콴(馮世寬) 대만 국방부장은 "2018년 모병제 도입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며 예비군 단기입영 복무를 지원하는 것으로 병력 운용계획을 바꿀 것임을 밝힌 바 있다.
대만 국방부도 홈페이지에 지속적인 예비군 소집훈련을 통해 병력동원 능력을 축적하는 한편 평시에는 병력 양성을 줄이고, 전시 병력 운용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쑤 이사장은 "징병제 문제는 그동안 미국이 대만에 말하지 않았던 부분으로 미국이 대만 군사력의 위축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양안간 상호 오판은 미국을 수렁에 빠트려 미국의 부담을 키우게 될 것"이라며 "현 차이잉원(蔡英文) 정부가 중국과의 직접 소통이 이뤄져야 상호 오판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쑤 이사장은 이어 "트럼프 정부 입장에서는 대만은 '밀고 당기기' 대상일 뿐이고 중국에 더 무게를 두면서 대만을 '주변화'시키고 있다"면서 "미 하원과 국방부는 대만에 대한 지지도가 높지만 결국 대만 무기판매 문제는 백악관, 그중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권을 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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