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위기는 나의 기회"…日 자민당 차기 주자들 '꿈틀'
'호시탐탐' 이시바·기시다…'세력 규합' 아소 행보 주목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2룡 또는 3룡?
일본에서 포스트 아베, 즉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이후의 총리 자리를 노리는 주자군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7·2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자민당이 참패하며 당 총재인 아베 총리가 최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이들의 행보가 오히려 주목을 끄는 것이다.
일단 일본 정치권에서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지방창생(활성화)상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을 주요 후보군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더욱 관심을 끄는 인물이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이다.
무엇보다 그가 자민당이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참패해 충격에 빠져 있던 지난 3일 파벌 통합을 통해 대대적인 세 규합에 나선 것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파벌정치로 대표되는 일본 정치 문화에서는 소속 파벌에 얼마나 많은 현역 의원이 포진하느냐에 따라 당내 입지, 나아가 총리 배출 여부가 갈린다.
아소 부총리는 지난 3일 자신이 주도하는 아소파와 산토(山東)파, 그리고 다니가키(谷垣) 그룹 이탈 인사 등 총 59명의 의원이 참여하는 신아소파를 출범시켰다.
새로 출범하는 파벌 이름은 시코(志公)파다. 회장은 아소 부총리가 맡았다.
59명으로 구성된 파벌은 현재 아베 총리가 속한 호소다(細田)파(총 96명)에 이어 두번째로 큰 규모다. 종전 2위 파벌이던 누카가(額賀)파(55명)을 제친 것이다.
현재 포스트 아베를 꿈꾸는 이시바 전 지방창생상의 파벌인 이시바파(19명)는 물론 기시다 외무상의 파벌인 기시다파(46명)도 훌쩍 뛰어넘는 숫자다.
물론 아소 부총리는 이번 파벌 규합의 의미에 대해 "아베 정권을 강하게 지원해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포스트 아베를 겨냥한 세규합이 아니냐는 주변의 관측에 일단 선을 그은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아소 부총리의 최근 행보가 결국 아베 이후를 노린 것 아니냐는 이야가기 계속 나오고 있다.
2007년 당시 아베 총리가 참의원 선거에서 패해 물러난 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총리를 거쳐 아소 부총리가 총리직을 맡은 사례도 거론되고 있다.
현재는 아베 총리의 가장 큰 지원자의 입장이지만 아베 총리가 지지율 추가 하락이나 건강 악화 등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기시다 외무상이나 이시바 전 지방창생상에 맞서 총리직에 도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시바 전 지방창생상도 반(反)아베 노선을 이어가고 있으며, 기시다 외무상도 파벌내에서 "이번 기회에 내각에서 나와서 차기 총재선거를 준비해야 한다"는 말이 나와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전 자민당 총무회장 등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세 확산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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