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6월 산유량 올들어 최고…시장에선 유가전망 엇갈려
"美시추공 줄고 카타르 변수" vs "美산유량 내년 1천만 배럴"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산유량 감산합의 연장이 무색하게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지난달 산유량이 올해 들어 최대 수준으로 치솟았다.
시장에서는 올 하반기 국제유가의 향방을 놓고 추가 하락론과 상승론이 혼재해 있다.
4일 블룸버그 통신이 애널리스트 설문과 석유업체, 선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집계한 결과 OPEC 회원국의 6월 산유량이 전월보다 하루 평균 26만 배럴 늘어나 올해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OPEC은 지난해 일평균 산유량을 3천250만 배럴로 제한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올해 상반기 내내 유지하려고 애써왔다.
또 5월에는 회원국은 물론 러시아 등 비회원국과 감산합의를 9개월 더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내전 등으로 이유로 산유량 제한 조치에서 예외를 인정받은 리비아와 나이지리아의 산유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리비아는 현재 4년 만에 최고 수준인 하루 평균 100만 배럴의 원유를 뽑아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OPEC의 맹주인 사우디는 지난달 산유량을 하루 평균 9만 배럴 늘렸고, 앙골라와 아랍에미리트(UAE)도 각각 하루 평균 4만 배럴씩 더 생산했다.
올해 상반기 전체를 놓고 보면 OPEC 회원국의 감산 이행률은 71%에 불과했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국제유가 향방을 놓고 상승론과 하락론이 뒤엉킨 모습을 보였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올해 하반기에 유가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고 CNBC 방송은 전했다.
현재 원유 선물시장이 흔들리는 것과는 별개로 글로벌 원유의 실질적인 시장은 균형을 되찾고 있다고 보고 있는 셈이다.
헬리마 크로프트 RBC 캐피털 마켓 원자재 전략 담당은 "시장이 과잉 판매를 하고 있다"며 "펀더멘탈은 현재 가격보다 좋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달 30일 미국의 시추공 수가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줄어들었다며 이것이 새로운 흐름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카타르와 주변국의 외교 분쟁도 유가를 끌어 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에 OPEC의 감산합의 연장이 시장의 신뢰를 잃은 데다가 미국의 산유량이 계속 늘면서 유가가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5월 OPEC이 감산 연장을 공개했을 때도 오히려 국제유가는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내년에 미국 산유량이 하루 평균 1천만 배럴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로버트 맥낼리 래피던 그룹 사장은 "(유가 상승 베팅) 투자자들은 지쳤고 퉁명스러워졌으며 하락 베팅에 나서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씨티그룹은 올해 말에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배럴당 60달러에 이를 가능성을 기존 65%에서 50% 아래로 끌어내렸다.
골드만삭스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의 3개월 뒤 가격전망을 55달러에서 47.5달러로 낮췄다.
heev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