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외국인 직접투자 9.1%↓…200억달러 목표달성 '불안'

입력 2017-07-04 11:00
수정 2017-07-04 11:05
상반기 외국인 직접투자 9.1%↓…200억달러 목표달성 '불안'

EU 투자 급감…FTA 재협상 우려 속 미국은 35.0% 증가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미국의 금리 인상, 신보호무역주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 등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상반기 외국인 직접투자가 감소했다.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의 한국 투자는 증가했지만 유럽 등의 투자가 크게 줄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상반기 외국인직접투자 신고액은 96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줄었다고 4일 밝혔다.

실제 투자 도착 기준으로는 4.4% 감소한 49억6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산업부는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의 외국인직접투자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한국 투자는 장기적으로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1분기 중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는 4.5%, 일본은 67.9%나 줄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은 신고 기준으로 35.0% 증가한 24억5천만 달러, 도착 기준으로는 7.8% 감소한 6억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의 한국 투자는 1분기 감소세(33.5%↓)에서 벗어나 2분기에 큰 폭(64.7%)으로 증가했다.

미국 정부의 투자활성화를 위한 세제개편안과 금리인상 등에도 불구하고 제조업(36.2%)과 서비스업(34.1%) 모두 고른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제조업은 화공(136%)과 자동차(3.4%) 부문의 호조에 힘입어 상반기 실적으로는 사상 최초로 10억 달러를 초과했다.

유럽연합(EU)은 신고액 22억2천만 달러, 도착액 14억9천만 달러로 각각 47.3%, 34.0% 줄었다.

브렉시트 협상 불확실성과 유로존 양적완화 축소 논의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특히 1억 달러 이상의 대형 인수합병(M&A) 투자가 감소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중화권은 신고액 28억7천만 달러, 도착액 15억9천만 달러로 각각 0.3%, 15.6% 증가했다.

홍콩과 싱가폴 등 중국 외 국가를 중심으로 금융·보험, 부동산 개발 등 서비스 부문 투자가 증가했지만, 중국은 외환송금 규제와 해외직접투자 심사기준 강화 등의 조치로 투자가 감소했다.

일본은 신고액 8억2천만 달러, 도착액 5억7천만 달러로 각각 18.3%, 33.4% 증가했다.

핀테크와 게임 콘텐츠 등 4차 산업혁명 분야가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제조업은 화공, 의약, 기계장비 분야 투자 증가에도 전년 대비 0.5% 감소한 28억4천만 달러(이하 신고액 기준)를 기록했다.

서비스업은 8.1% 감소한 66억8천만 달러로 집계됐지만, 핀테크와 드론, 게임 등 4차 산업혁명 분야로 투자가 다변화되고 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그린필드형 투자는 서비스업 부문의 증가세에 힘입어 8.8% 증가한 78억9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M&A형 투자는 금융과 보험 등 서비스업 투자가 줄면서 48.3% 감소한 17억1천만 달러에 그쳤다.

산업부는 하반기 외국인투자 전망에 대해 "현재로써는 예단하기 어려우나 올해 목표인 200억 달러 이상 달성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투자유치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투자환경설명회 등 투자유치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외국인투자 인센티브 지원 기준을 금액 중심에서 고용효과 중심으로 개편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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