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보란 듯…日·ADB "두테르테노믹스 전폭 지원"
교통·에너지 등 필리핀 인프라 개발투자…중국과 앞다퉈 지원 경쟁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사회기반시설(인프라)의 황금기'를 열겠다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야심적인 경제정책을 지원하는 데 중국에 이어 일본도 적극적으로 가세하고 있다.
필리핀과의 경제·방위 연대를 강화해 상대방을 견제하려는 중국과 일본의 경쟁 구도를 두테르테 대통령이 적절히 활용해 인프라 투자 재원을 조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주도의 아시아개발은행(ADB)은 3∼4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열린 '필리핀 교통포럼 2017'에 맞춰 두테르테 정부가 인프라 건설 계획을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인프라 개발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2022년 자신의 6년 임기가 끝날 때까지 약 8조 페소(182조 원)를 들여 필리핀의 부흥을 이루겠다는 경제정책 '두테르테노믹스'의 핵심이다.
나카오 다케히코(中尾武彦) ADB 총재는 "자문과 지식공유, 기술, 재정 등 3개 부문에서 필리핀 정부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을 약속한다"며 우선 기술 지원에 1억500만 달러(1천206억 원)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ADB는 2020년까지 필리핀의 교통, 에너지, 교육 부문 등의 개발을 위한 42억 달러(4조8천27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지원하겠다는 제안도 했다.
일본 정부 또한 두테르테노믹스 후원에 적극적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 1월 필리핀을 방문, 두테르테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앞으로 5년간 필리핀에 일본 정부의 원조와 민간투자를 포함해 총 1조 엔(11조 원) 규모의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오는 11월 필리핀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때 마닐라 지역의 첫 지하철망 구축에 44억 달러(5조 원)의 공적개발원조(ODA)를 하는 협약을 맺는 등 본격적인 지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중국은 작년 10월 두테르테 대통령의 방중 때 150억 달러의 투자와 90억 달러의 차관 제공 등 모두 240억 달러(28조 원) 규모의 경제협력을 약속했다.
최근 중국은 그 일환으로 마닐라에 2개의 다리를 건설하는 데 36억 페소(818억 원)를 제공하는 첫 인프라 지원 계약을 필리핀과 맺었다.
중국은 지난 1월에는 필리핀의 탈빈곤 사업에 37억 달러(4조2천500억 원)를 지원하는 민생분야 협력 프로젝트에 도장을 찍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작년 6월 말 취임과 함께 그동안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자 필리핀과 밀월 시대를 열려는 중국과 이를 견제하려는 일본의 경쟁이 경협 분야에서도 뜨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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