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야권, 제헌의회 투표 2주전에 비공식 찬반투표 추진

입력 2017-07-04 00:51
베네수엘라 야권, 제헌의회 투표 2주전에 비공식 찬반투표 추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베네수엘라 야권이 정부가 추진 중인 제헌의회 구성을 위한 국민투표에 앞서 비공식 찬반투표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엘 나시오날 등 현지언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파 야권 연합 국민연합회의(MUD)는 오는 16일 개헌을 위해 제헌의회를 구성하는 것에 대한 찬반을 묻는 선거를 독자적으로 실시할 방침이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추진 중인 제헌의회 투표를 2주 앞두고 미리 개헌의 정당성을 묻는 투표를 통해 물타기를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투표의 법적인 효력은 없지만, 반정부 지지자들이 투표에 대거 참여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마두로 대통령은 최근 반정부 시위에 따른 정국 혼란을 돌파하려고 제헌의회를 통한 헌법 개정 카드를 꺼내 들었다. 베네수엘라 헌법은 차베스 전 대통령 시절인 1999년 마지막으로 개정됐다.

야권은 마두로 대통령의 개헌 카드를 자유선거를 피한 채 권력을 유지하려는 책략이라고 반발하며 제헌의회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마두로 행정부는 오는 30일 545명의 제헌의회 의원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를 시행하고, 제헌의회가 마련한 개헌안을 국민투표를 거쳐 확정할 방침을 세웠다.

극심한 경제난과 정국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는 지난 4월부터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면서 최소 84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중에는 반정부 시위자를 비롯해 친정부 시위자, 약탈자, 구경꾼 등이 포함돼 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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