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노동자 보호법 절실"…한국노총 '힐링콘서트'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전주 LG유플러스 고객센터 현장실습생, tvN 드라마 '혼술남녀' 조연출 PD, 메르스 현장을 지켜야만 했던 간호사, 다음 작품이 잡힐 때까지는 잠정적 실업군에 속해야만 하는 배우.
서로 다른 직업군이지만 이들을 관통하는 공통점은 '감정노동자'라는 점이다.
3일 오후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제50회 산업안전보건강조주간을 맞아 개최한 '안전보건 힐링콘서트'는 감정노동자의 애환을 알아가는 자리다.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된 '직무 스트레스 예방을 위한 세미나'에 참여한 한국노총 최미영 부위원장, 안전보건공단 류장진 직업건강실장, 한국산업간호협회 정혜선 회장, 배우 박철민은 감정노동자 보호법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류장진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감정노동자 보호법 제정을 약속했지만, 법이 만들어질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 없으니 정부가 관련 매뉴얼을 만들어 고객 응대 업종에 시급히 배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실장은 "상사가 부하에게 지위를 남용해 괴롭히는 '힘희롱(power harrassment)'에 감정노동도 포함된다"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인 '힘희롱 방지법'이 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혜선 회장은 "감정노동으로 우울증 등에 걸리면 산재로 인정해 보상하는 법안이 지난해 3월 국회를 통과했다"며 "감정노동을 예방한다면 산재 자체가 발생하지 않을 테니 감정노동 예방도 법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전주 LG유플러스(U+) 고객센터 현장실습생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감정노동자의 안전, 복지 등을 보장하려면 간접 고용을 하는 것보다 직접 고용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간호사 출신의 최미영 부위원장은 "메르스 사태 이후로 인식이 많이 바뀌기는 했지만,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다 보니 간호사의 감정노동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왔다"고 토로하며 사회적 인식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철민은 tvN 드라마 '혼술남녀' 조연출 PD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해 "드라마 촬영 현장에는 영화 촬영 현장과 달리 표준근로제와 같은 제도가 없는 데다 절대적으로 촬영시간도 부족해 사고가 종종 발생하곤 한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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