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 일본형 저가연쇄점 '미니소' 진출…"특권층 고객 열광"
2∼10달러 생활용품 판매…4월 준공한 려명거리 입주
대북 제재 전문가 "일본의 대북 제재 뿐 아니라 유엔 제재규정도 위반"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지난해 한국에도 진출한 저가형 생활용품 연쇄점인 '미니소'가 지난 4월 북한 평양에 첫 매장을 열었으며, "평양으로부터 들리는 얘기들에 따르면 평양 특권층이 이 매장에 열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전했다.
이 매체는 지난달 22일 자에서 최근 이 매장을 방문한 한 평양 거주 외국인의 말을 빌려 매장엔 장난감과 화장품, 실내 장식 용품들이 주로 진열돼 있고 가격은 2달러(2천300원)~10달러 수준이며, 가격표는 북한 화폐 '원'으로 표기돼 있으나 실제론 달러화나 유로화, 혹은 중국의 위안화만 받는다고 설명했다.
매장은 북한이 지난 4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외신들까지 초청해 대대적인 준공식을 열고 김정은의 업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초고층 빌딩 거리인 려명거리에 있는 "연꽃 모양"의 건물에 들어섰다.
김정은은 집권 이후 북한 주민들의 여가와 소비 수준 향상을 내세워 대형 상가 개장, 각종 놀이시설 개보수 등을 추진해왔다는 점에서 미니소의 평양 진출 허용도 그 일환으로 보인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그러나 미니소의 평양 매장은 일본 정부의 대북 제재규정 뿐 아니라 유엔의 대북 제재규정을 어긴 것이라는 대북 제재 전문가의 해석이 나오고 있다고 스테판 해거드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석좌교수가 지난달 28일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북한 블로그에서 지적했다.
미니소는 지난 1월 18일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북한 국영기업과 평양 매장 합작에 합의하고 서명식을 가졌다고 밝히면서 이 매장이 "북한 주민들의 선택권을 풍부하게 하고 주민 생활을 향상하며 북한 소매산업의 발전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에 외국 브랜드 연쇄점이 들어선 것은 미니소가 처음이다.
다이소, 유니클로, 무지 등을 섞어놓은 것 같다는 평을 듣는 미니소는 중국인 사업가 예 구오푸와 일본인 디자이너 미야케 준야(三宅順也)가 지난 2013년 공동창업한 이래 지금까지 40여 개국에서 1천800개의 점포를 열었다. 평양에 진출한 지난 4월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도 미국 1호점을 개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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