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서 놓친 '납치·살해' 2명 어떻게 서울까지 갔나

입력 2017-07-03 14:23
수정 2017-07-03 16:03
함안서 놓친 '납치·살해' 2명 어떻게 서울까지 갔나

수사 '허점' 드러내…도주 경로 아직 불분명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골프연습장 주부 납치·살해 혐의를 받는 수배자 2명이 경남 함안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이후 다행히 3일 서울에서 검거됐지만, 경찰 수사에 허점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공개수배 중이던 심천우(31)와 강정임(36·여)이 마지막으로 포착된 건 지난달 27일 경남 함안에서였다.

경찰은 그 전날인 26일 심천우 등 3인조가 골프연습장에서 40대 여성 납치에 사용한 스포티지 차량이 오후 10시께 원래 번호판을 달고 군북 톨게이트를 통해 함안에 왔음을 확인했다.

당시 경찰은 순찰차 등을 긴급 배치해 함안 외곽을 둘러쌌다.

나머지 형사들은 승합차와 승용차 4∼5대를 동원해 추적하다가 달리던 스포티지를 포착하고 10여분 동안 뒤쫓았지만 눈앞에서 놓쳤다.

경찰은 27일 수색을 이어가다가 주변에서 버려진 스포티지를 발견했다. 이어 오전 1시 30분께는 함안의 한 아파트 근처 차 밑에 숨어 있던 심천우 6촌 동생(29)을 검거했다.



경찰은 심천우 동생 진술과 주변 차량 블랙박스를 토대로 3인조가 당시 함께 함안으로 온 사실은 확인했지만 이후 달아난 2명의 행적은 찾지 못했다.

이 때문에 경찰 안팎에서는 함안에서 심천우 등 2명을 놓친 것이 조기 검거 및 완전 해결 실기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나왔다.

경찰이 이후 매일 1천여 명을 동원해 함안과 그 인접 지역인 마산·진주 등지를 집중적으로 수색해왔지만 이날 정작 심천우 등이 검거된 곳이 서울이어서 또 한 번 수사에 허점을 드러냈다.

28일 공개수배 결정 전후로 "함안 근처 남해고속도로로 걸어가던 남녀를 봤다"는 등 신고를 받고 수배자들이 외곽으로 벗어났을 가능성이 없지 않았지만 경찰은 한동안 도내 수색에만 주력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10일, 공개수배 6일째인 이날이 돼서야 뒤늦게 전국에서 검문검색을 하기로 했다.

심천우 등 2명은 지난 2일 밤 "모텔에 투숙한 남녀가 의심스럽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에 의해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서울 중랑구의 한 모텔에서 붙잡혔다.

현재로선 이들이 어떻게 경찰 수사망을 뚫고 도주했는지 여전히 불분명하다.

경찰은 심천우 등 2명을 사건 담당인 창원서부경찰서로 호송해오는 대로 도주 경로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 측은 "결과적으로는 아쉬운 면이 있지만, 27일 당시에는 피해자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최우선이어서 신속한 검거 위주로 나설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다"며 "전국 경찰관서와 수사 협조는 이뤄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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