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채널 아닌 콘텐츠…TV프리미엄 사라져"

입력 2017-07-03 14:10
"중요한 건 채널 아닌 콘텐츠…TV프리미엄 사라져"

유튜브 행사서 중소형 제작사 이구동성…수익모델은 아직 '숙제'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최근 봉준호 감독의 새 영화 '옥자'가 글로벌 동영상 기업 넷플릭스를 통해 제작, 공개된 사례에서 보듯 동영상 콘텐츠를 시청할 때 전통적인 매체 구분의 인식이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

유튜브, 네이버TV 등 각종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방영되는 '디지털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중소형 제작사들도 이제 중요한 것은 매체가 아니라 콘텐츠 그 자체라고 입을 모았다.

유튜브가 3일 오전 서울 대치동 구글서울캠퍼스에서 개최한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 #6'에 참가한 '메이크어스'의 장준연 콘텐츠사업본부장은 "프로그램이 채널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프로그램이 중심이 되는 시대가 빠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 정도에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 본부장은 "우리 콘텐츠의 한 회당 조회 수가 많게는 100만 이상 되는데 이는 TV 시청률 기준으로는 10% 정도 되는 것"이라며 "TV와 단순 비교해 많다, 적다고 할 순 없지만, 그 자체만 봐도 충분히 가치의 의미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칠십이초' 서권석 콘텐츠사업본부장도 "TV의 프리미엄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며 "우리도 80분 정도 되는 장편 드라마를 준비 중이다. '도깨비'나 '태양의 후예' 같은 대작 드라마를 이길 작품이 머잖아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와이낫미디어' 임희준 운영총괄이사도 "미디어와 시청자 간의 거리가 점점 좁혀지고 있다"며 "디지털 오리지널 콘텐츠와 TV의 구분이 시장에서는 점차 의미가 없어질 것 같다"고 예견했다.



다만, 디지털 오리지널 콘텐츠의 수익 모델은 아직 명쾌하게 풀리지 않은 숙제로 남아 있다.

지난해 6월 SBS가 설립한 모바일 콘텐츠 회사 '모비딕'의 박재용 모바일제작사업팀장은 "큰 흐름은 모바일 콘텐츠의 대중화 또는 확산"이라면서도 "수익 모델이 고민스럽고 해결 노력을 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걸 지난 1년 동안 느꼈다"고 말했다.

서권석 본부장도 "건강한 모델이라면 유통 수익만으로 해결이 가능해야 하지만, 그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브랜드와 협업 또는 스폰서가 붙는 형태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유튜브 로버트 킨슬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는 인사말을 통해 "한국의 경우 훌륭한 콘텐츠가 많이 제작되고 있는데, 전통적 대형 스튜디오나 유명 연예인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모바일 퍼스트'를 표방한 스타트업 중심 창작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광고나 콘텐츠 사업 외에도 유료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최근 모바일 쪽의 모멘텀이 놀라운 상황이라 시청자에게 원하는 방식과 시간으로 원하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ljungber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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