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中 우주굴기 '덜컹'…창정5호 로켓 발사 실패
40분만에 비행경로 바뀌며 '이상'…달탐사계획 차질 가능성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잘나가던 중국의 우주 굴기(堀起)가 2일 신형 로켓 발사 실패로 덜미를 잡혔다.
관영 신화통신은 레이저통신 위성 스젠(實踐)-18을 탑재한 창정(長征)-5 요(遙·Y)2 로켓이 2일 오후 7시23분 하이난(海南)성 원창(文昌) 위성발사기지에서 발사됐으나 40여분만에 비행과정에 이상이 발견돼 발사에 실패했다고 3일 보도했다.
발사 17초후 로켓은 수직 상승하지 않은 채 방향이 바뀌어 지구 경사면을 따라 30분10초간 비행하며 보조로켓 연료까지 소진했다. 로켓 분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궤도에 진입했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통신은 자세한 내용은 설명치 않은 채 "전문가들이 조사에 착수해 발사실패 원인을 분석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예고 기사를 대거 내보내고 생중계나 특별방송도 준비하며 분위기를 띄웠으나 이번 발사실패로 여의치 않았다. 승승장구하던 중국의 우주 프로젝트가 간만에 실패의 쓰라린 경험을 안게 됐다.
이번 발사는 올 하반기 달 탐사선 창어(嫦娥)-5호를 달 궤도에 보내기 전 창정-5호 로켓 시리즈의 마지막 발사 테스트였다. 창어-5호는 달에서 토양을 채취한 뒤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이번에 발사된 창정-5 Y2은 25t 규모 중량의 물체를 실어 지구 저궤도에 보낼 수 있고, 14t 중량을 정지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는 운반로켓이다. 이번에 이 로켓이 탑재하고 있던 7.5t 규모의 스젠-18 위성은 지금까지 중국이 쏘아올린 위성 가운데 가장 무게가 많이 나간다.
로켓에는 스젠-18 위성 외에도 우주정거장 건설을 위한 구성품과 우주 탐측 장비들이 대거 실려 있었다.
이번이 두번째인 창정-5호 시리즈 로켓은 지난해 11월 원창기지에서 첫 발사 실험을 할 당시 문제가 생겨 일정이 연기된 바 있다.
지난달 19일 쓰촨(四川) 시창(西昌)위성발사센터에서 창정-3B 로켓을 발사했을 때에도 3단계 진입 과정에 이상이 생겨 탑재된 중싱(中星)-9A 방송통신위성을 예정된 궤도에 안착시키지 못했다.
중국은 국가적 자부심을 보여주고 공산당의 성취를 과시하는 방안으로 수조원이 투입되는 우주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15일에도 중국은 블랙홀 진화 등을 X선으로 탐측할 천문위성 '후이옌'(慧眼)을 실은 창정(長征)4B 운반로켓 창정-4B 로켓 발사에 성공한 바 있다.
중국은 내년 중에도 달 탐사, 유인 우주정거장, 화성 탐사 등을 위해 창정-5호 시리즈 로켓을 8차례 발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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