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 CEO들, 외국 은행보다 3배 많은 보수 챙겨

입력 2017-07-03 12:47
미국 은행 CEO들, 외국 은행보다 3배 많은 보수 챙겨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미국 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이 외국의 은행 CEO보다 평균 3배 많은 급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번스타인 리서치의 애널리스트들은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과 유럽, 아시아 지역의 25개 대형 은행을 이끄는 CEO들의 급여 수준을 조사한 결과, 미국 은행 CEO들의 급여 수준이 13년간 줄곧 앞서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 은행 CEO들은 2008년 위기 이전에는 통상적으로 연간 2천만 달러를 벌었고 지난 3년 동안 연간 2천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이는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하는 500대 기업에 포함된 미국 기업들의 CEO보다 약 66%가 많은 것이다.

번스타인은 글로벌 금융 위기로 규제와 각종 부담이 늘어나 주주환원이 위기 이전보다 줄어들었지만 글로벌은행 CE0들의 급여는 이 기간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과 외국 은행 CEO들의 급여 차이에는 시기적으로 증감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미국 은행 CEO는 3.2배가 많은 급여를 받아 2006년 이후 격차를 최대로 넓혔다. 하지만 이것 역시도 격차가 6.8배로 벌어졌던 2004년 수준에는 비할 바가 못된다.



번스타인은 미국 은행 CEO들의 급여가 유럽 은행 CEO들과 같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단 한 차례 뿐이었다고 밝혔다. 금융위기가 정점에 이르렀던 2010년 씨티은행의 비크람 판디트 CEO가 연봉 1달러를 받았던 사례를 상기시킨 것이다.

미국 은행들의 CEO가 이처럼 상대적으로 높은 급여를 받는 것은 주주환원과 수익성 측면에서 우위에 있는 덕분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여건이 좋은 미국 금융시장에서 영업하는 데서 얻은 혜택도 없지 않다.

번스타인은 "외람된 말이지만 미국에서 은행을 경영한다는 것은 가끔 의회에 불려가 공개적으로 시달린다고 해도 로열스코틀랜드은행이나 우니크레디트에서 구조조정이라는 달갑지 않은 일을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고 할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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