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찰리 살려라"…연명중단 판결받은 英아기에 지원의사(종합)

입력 2017-07-04 00:39
교황 "찰리 살려라"…연명중단 판결받은 英아기에 지원의사(종합)

트럼프도 트위터에 "도울 수 있다면 기쁘겠다"

(서울 런던=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황정우 특파원 = 부모의 간절한 반대에도 법원으로부터 연명치료 중단 판결을 받은 영국의 희소병 아기 찰리.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 듣고 직접 두 손 모아 기도하고 나섰다.



2일(현지시간) AP·AFP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희소 유전병을 앓고 있는 생후 10개월 신생아 찰리 가드가 영국 법원에 이어 유럽인권재판소(ECHR)에서까지 생명연장 장치를 제거하라는 판결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 의사를 밝혔다.

교황청은 이날 성명에서 "교황이 찰리의 사례를 애정과 슬픔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며 "교황은 찰리의 부모를 위해 기도하고 있고, 찰리의 끝이 올 때까지 옆에서 보살피고 싶어하는 부모의 바람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찰리를 돕고 싶다며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트위터에 "영국에 있는 우리 친구들과 교황의 의지에 힘입어 우리가 찰리 가드를 도울 수 있다면 기쁠 것"이라고 썼다.

지난해 8월 태어난 찰리는 전 세계에서 16명만이 앓고 있는 미토콘드리아결핍증후군(MDS)이라는 진단을 받은 후 런던 그레이트 오몬드 스트리트 병원에서 연명치료를 받고 있다.

찰리의 부모는 미국에서 실험적 치료를 받기 위해 크라우딩 펀딩으로 무려 130만 파운드(약 19억원)를 모금했지만, 병원은 찰리의 뇌 손상이 회복 불가능하다며 연명치료 중단을 제안했다. 병원은 부모가 이를 거부하자 곧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4월 영국 고등법원은 소생 가능성이 없는 찰리를 붙잡아 두는 것은 그를 더욱 고통스럽게 할 뿐이라며 연명치료 중단을 판결했고, 이어 항소심이 열린 ECHR도 지난달 실험적 치료도 효과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전 판결을 확정했다.

법원 판결에 따라 찰리의 생명유지 장치를 뗄 시한이 가까워지자 영국 등에서 찰리를 살리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영국인 수백 명은 이날 런던 버킹엄궁 밖에서 '찰리 가드를 살려라', '살인'이라는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에 병원 측은 ECHR 측이 연명장치를 제거할 시한을 밝히지 않았다며 "우리는 찰리와 부모가 가족으로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조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viv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