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계엄령 해제는 군경이 'OK' 할 때…비판론자 철창행"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세력 소탕을 내세워 선포한 계엄령을 계속 유지하고 이에 반대하는 사람은 감옥에 보내겠다고 경고해 야권과 인권단체의 반발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3일 일간 필리핀스타와 CNN 필리핀 등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주말 한 행사에서 "군과 경찰이 모든 사람이 안전하고 괜찮다고 할 때 계엄령을 해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5월 23일 IS 추종 반군인 '마우테'가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의 마라위 시 일부를 점령하자 이슬람 반군들이 활동하는 민다나오 섬의 전역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마라위 시에서는 계엄군과 반군의 교전으로 지금까지 430명 이상이 숨졌으며 인근 도시 주민까지 포함해 약 40만 명이 피란을 떠났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계엄령 반대론자들을 겨냥해 "(민다나오 섬이) 여전히 불안정하다고 내가 생각하는 데 계엄령 해제를 요구하는 사람이 있으면 체포해 감옥에 집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 대법원은 계엄령을 무효화시켜달라는 야당 의원 등의 청원에 대한 심리 결과를 4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일간 마닐라타임스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대법원이 이 청원을 기각하고 계엄령 선포의 합법성을 인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야당과 인권단체들은 반군의 공격을 헌법상 계엄령 발동 요건인 반란이나 침략으로 볼 수 없으며 마라위 시 사태를 갖고 필리핀 국토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민다나오 섬 전체에 계엄령을 선포한 것은 국민 기본권을 위협하는 과도한 조치라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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