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비디오판독, 2골 지우고 1골 새로 썼다

입력 2017-07-02 22:04
프로축구 비디오판독, 2골 지우고 1골 새로 썼다

VAR 도입 후 이틀동안 4차례 가동…서울-전북전에선 PK잡아내

축구인 한목소리 "만족한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비디오판독(VAR) 도입 둘째 날 경기에서도 경기 흐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만한 판정이 나왔다.

1일에 열린 3경기에서 2골을 무효처리했던 VAR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전북 현대의 빅매치에서 페널티킥(PK)을 잡아냈다.

상황은 이랬다. 전북 최철순은 0-1로 뒤진 후반 2분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날렸고, 페널티 지역 중앙에 있던 팀 동료 이승기가 발을 뻗었다.

이승기는 상대 팀 고요한에게 막혀 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했는데, 전북 선수들은 고요한이 유니폼을 잡아당겼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주심은 이를 지나쳤다가 비디오판독 심판의 무전을 들은 뒤 손을 귀에 갖다 대는 제스처로 비디오판독을 선언했다.

판독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1분 안팎의 시간이 흐른 뒤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고요한에겐 옐로카드를 내밀었다.

키커로 나선 김신욱은 침착하게 슈팅해 골을 넣었다.

VAR은 프로축구 K리그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일부터 모든 경기에 비디오판독을 시작했는데, 1일과 2일에 열린 6경기에서 총 4차례 비디오판독을 시행해 2차례 득점을 취소했고, 1차례 페널티킥을 잡아냈다. 1차례 비디오판독은 원래 판정을 유지했다.

첫 비디오판독은 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광주FC의 경기에서 나왔다. 전반 31분 인천 김용환을 광주 박동진이 반칙으로 저지했다.

주심은 박동진에게 경고를 줬는데, 이 상황이 레드카드를 줄 만한 상황이었는지 비디오판독을 한 뒤 원심을 유지했다.

첫 번째 비디오판독으로 인한 판정 번복은 같은 날 울산 문수구장에서 나왔다. 울산 현대 이종호는 수원 삼성과 경기 후반 17분 헤딩골을 넣었는데, 이 골이 무효가 됐다.

울산 한승규가 수원 김종우에게 반칙성 백태클을 한 뒤 역습과 득점으로 이어졌다는 판단이었다.

다만 득점 무효 선언까지 약 5분의 시간이 흘러 '경기 흐름에 지장을 줬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인천과 광주의 경기에서도 득점 무효 상황이 나왔다. 인천 웨슬리의 골이 비디오판독을 통해 오프사이드로 선언되면서 무효 처리됐다.

주말 6경기에서 4차례 비디오판독을 경험한 국내 축구인들은 대체로 만족감을 표시했다.

인천 이기형 감독은 "웨슬리의 득점이 취소돼 안타깝지만, 정확한 판정이 이뤄져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울산 김도훈 감독도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점점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비디오판독으로 인해 경기 흐름이 끊어질 수 있고, 시간 지체로 인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관해 한국프로축구연맹 조영증 심판위원장은 "울산에서 비디오판독이 오래 걸린 건 기계적 결함 때문이었다"라며 "정상적인 상황에서 명확한 상황이라면 1분 이내에 비디오판독을 마칠 수 있다"라고 밝혔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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