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3루수 프리스 "강정호 돌아와야 팀 강해져"
시즌 초반 맹활약 후 부진…"내가 벤치 신세인 게 팀에 나아"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메이저리거 강정호(30)가 한국에서 저지른 음주 운전 뺑소니로 공석이 된 피츠버그 파이리츠 3루 자리는 주로 데이비드 프리스(34)가 지키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뛰던 2011년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이기도 한 프리스는 작년부터 피츠버그에 몸담고 있다.
올해엔 당초 후보 선수로 여겨졌지만, 강정호의 이탈로 기회가 주어졌다.
프리스는 이틀 전인 지난달 30일(한국시간)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과 면담했다.
2일 지역 매체인 '피츠버그 포스트 가제트'는 면담 직후 허들 감독이 기자들에게 자신이 올 시즌 프리스의 출전 시간을 현명하게 관리하지 못한 점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프리스는 시즌 초반에는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4월 타율 0,321, OPS(출루율+장타율) 0.954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오른쪽 햄스트링 통증으로 4월 말 열흘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가 복귀한 후 프리스의 존재감은 많이 달라졌다.
빅리그로 돌아온 5월 13일 이후 타율은 0.219, OPS는 0.637이다.
부진을 논하는 자리였던 만큼, 면담은 껄끄럽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대화는 의외로 웃으면서 끝났다고 한다.
프리스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난 현실적이고 정직하다"며 "경기에 출전해서 승리의 주인공이 되고 싶지만, 때로는 기대에 못 미치기도 한다"고 했다.
피츠버그는 2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경기 이후 프리스의 역할을 재고할 계획이다. '역할 축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
프리스는 강정호를 언급했다.
그는 "우리 원래 3루수는 지금 한국에 있다"며 "당초 강정호와 교대하면서 1루수도 가끔 보는 게 내 임무였다"고 설명했다.
2012년 교통사고를 당한 프리스는 몸이 예전 같지 않다. 피츠버그가 지난해 8월 이런 프리스와 계약을 연장한 것은 충분한 휴식을 주면서 백업 내야수 역할을 맡기기 위해서였다.
이 매체는 "강정호의 음주 운전 뺑소니가 피츠버그의 계획을 망쳐놓았다"고 적었다.
어쩔 수 없이 프리스는 거의 매일 선발 출전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프리스는 "강정호가 돌아오면 팀이 더 강해진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안다"며 "강정호가 복귀해 내가 약간은 벤치 신세로 돌아가는 게 팀에 낫다"고 인정했다.
피츠버그는 이날 샌프란시스코에 1-2로 패했다. 시즌 성적은 37승 44패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한 번의 잘못된 선택이 강정호 자신은 물론 소속팀 피츠버그에도 엄청난 피해를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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