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태권도] 금메달에 대회 MVP 이아름 "오늘밤 주인공은 나야나"

입력 2017-06-30 19:07
[세계태권도] 금메달에 대회 MVP 이아름 "오늘밤 주인공은 나야나"

믹스트존서 노래하고 춤추고…"황경선 언니 덕에 1등"



(무주=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이아름(25·고양시청)이 "오늘 밤 주인공은 나야 나"라고 노래를 부르며 춤을 췄다.

이아름은 30일 전북 무주 태권도원 T1경기장에서 열린 2017 세계태권도연맹(WT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57㎏급 결승에서 하티스 쿠브라 일군(터키)을 7-5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이아름의 세계선수권대회 첫 메달이 금빛이었다.

이아름은 이번 대회 여자부 최우수선수(MVP)로도 뽑혀 기쁨이 두 배가 됐다.

이아름은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워낙 강자들이 많아서 1등 할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기쁘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아름이 전날 8강에서 14-8로 누른 하마다 마유는 2015년 러시아 첼랴빈스크 대회 때 일본 선수로는 대회 사상 처음 금메달을 딴 디펜딩 챔피언이다.

이어 이아름은 이날 준결승에서 제이드 존스(영국)마저 14-8로 꺾고 금메달 꿈을 부풀렸다. 존스는 2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리스트(2012, 2016)이자 현재 세계랭킹 1위인 최강자다.

이아름은 "존스가 워낙 앞쪽 발이 강하고 힘도 좋아 이를 무력화 시키는 게 작전이었다"고 밝혔다.

적지 않은 나이에 세계대회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그는 "김태훈(남자 54㎏급·수원시청)처럼 3연패 하고 싶다"는 욕심도 드러냈다.

이아름은 "나는 원래 자기중심적이라서 그동안 주목을 못 받아 서러운 게 많았다"면서 "이번에 카메라도 많고 마이크도 많아 기분이 좋다"며 톡톡 튀는 말들을 쏟아냈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으나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는 출전하지도 못한 데 대해서는 "그게 아쉽고 마음도 아프고 해서 술도 많이 마셨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동안 이아름의 훈련파트너는 한국 태권도 선수로는 처음으로 3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해 2회 연속 금메달을 딴 '여제' 황경선(고양시청)이었다.

이아름은 "경선 언니는 내 롤모델이다. 같은 팀에 간 이유다"라면서 "경선 언니를 생각하니 울컥하다. 경선 언니가 있었기 때문에 내가 이번 대회에서 1등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인천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술 한잔 하고 싶다'고 했던 이아름은 "세계선수권대회 때문에 술을 오랫동안 먹지 못했다. 잘 못 할 것 같은데 그래도 한잔하고 싶다"고 말했다.

'기분을 노래로 표현해달라'고 하자 "경기 전 한 인터뷰에서 춤춘 게 있다"면서 "오늘 밤 주인공은 나야 나~ 나야 나~"라고 노래하며 춤을 춰댔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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